술술 한국사 여섯 번째 책이다. 우리의 현대사 중 우리의 광복이후부터 1987년 노태우의 6·29선언까지의 우리역사에 대해 설명한다. 우리의 현대사를 학생들을 상대로 서술한 책은 거의 전무하다. 그들과 관련된 인물들이 권력에 여전히 남아있고 당사자들이 아직까지 살아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들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교과서에 기록되어 있는 5·16군사정변을 언급하지 않는 고위공직자들도 많다. 아마 한 세기가 더 흘러야 가능할지 모르겠다. 저자의 말처럼 담담하게 균형감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한 흔적들이 보인다. 물론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내용이 많이 생략되고 표현이 직설적이지 못해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리라 생각된다. 결국은 독자의 선택과 각 개인의 사상의 문제이리라.
해방 후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정과 초대 국회구성과 대통령의 선출 그리고 반민특위활동 등 첨예한 갈등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혼란과 무질서를 우리는 무력으로 진압을 했다. 우리는 우리가 하나 될 수 있는 기회를 안정이라는 이름으로 기다리지 못했고 이러한 역사는 다시금 4·19로 다시 기회가 왔을 때 5·16군사정변으로 놓쳤고 세 번째 10·26과 5·18로 온 기회를 12·12로 잃어버렸다. 이 반복된 우리의 모습은 한 단계 더 앞으로 나가고자 할 때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라는 생각이 든다. 이 시대를 자신들의 시대로 준비하는 중·고등학생들이 명심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 책을 보면서 간절하게 들었다.
4·19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던 진영숙의 시위에 나가기 전 홀로 사시며 장사하러 나가신 어머니에게 남긴 마지막 글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무언가를 생각하게 한다. ‘시간이 없는 관계로 어머님을 뵙지 못하고 떠납니다. 어머니, 데모에 나간 저를 책하지 마시옵소서. 우리들이 아니면 누가 데모를 하겠습니까? 저는 아직 철없는 줄 압니다. 그러나 국가와 민족을 위하는 길이 어떻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생명을 바쳐 싸우려고 합니다. 데모하다 죽어도 원이 없습니다. ··· .’ 딱딱하게 굳어진 이성의 세계에 갇혀 있는 대학의 교수들을 길거리로 나오게 했던 것이 아마 이런 뜨거운 청춘의 열정과 애국이 아니었을까? 지혜로운 삶은 이 조화가 제대로 이루어졌을 때 가능하리라 본다.
우리의 현재의 역사는 다시 반복하고 있지 않나 싶다.1987년 6·29이후 우리의 역사는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머뭇거리거나 뒤로 물러나 있다. 이것이 도약의 기회이기를 소망한다. 저자의 노고에 감사하다. 이제 역사를 처음 접하는 중학교 학우들에게도 건투를 빈다. 우리의 역사를 바로 접하고 바른 역사관을 세우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