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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의 탄생 - 소설이 끝내 우리에게 말하지 않은 것들
이재은 지음 / 강단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명작의 탄생
이재은 지음.
이 책은 작가들의 sign에서 시작된다.(한승원, 이문열 등 13명의 작가의 사인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다.) 저자는 원간조선의 객원기자로 있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이 19명의 작가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책으로 펴냈다. 작가들의 자신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와 미처 글에서 하지 못한 것들까지 적어 놓았다.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사랑은 욕망과 한 몸이다’라는 제목으로 권여선의 사랑을 믿다와 권지예의 뱀장어 스튜 그리고 정미경의 밤이여, 나뉘어라와 박상우의 내 마음의 옥탑방이 실려 있다. 2장은 김원일과 이문열 그리고 한승원과 박범신이 존재는 때로 눈물을 흘린다는 제목으로 나오고 3장은 비도적인 사회학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성석제와 방현석 그리고 정이현과 강영숙과 편혜영이 나온다. 마지막 4장에서는 조성기와 심상대 그리고 이승우와 정영문 그리고 하성란이 억압은 소통이자 관계이다라는 제목으로 소개된다. 작가들의 여러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들어 있어 상당히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깊이 있는 취재라기 보다는 간단히 오늘의 작가상에 대한 소감과 몇 몇 작품들에 대한 저자의 생각들과 앞으로의 계획들이 들어 있다.
저자의 머리말 중에 ‘이 책을 읽으며 독자들이 자신의 취향대로 우주정거장에 들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각각의 작품들이 소설가들의 귀한 경험이기에 우리도 같은 우주여행을 하는 입장에서 꼼꼼히 하나도 빠짐없이 읽어나가기를 바라는 글인 듯싶다. 독자의 취향은 각각 다르겠지만. 그러나 글은 저자의 여러 생각 중에 하나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그의 가치관과 삶의 투영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겐 이 말이 설득력이 없다.
두 소설가가 눈에 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이문열이 먼저다. 한 때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그다. 그런데 그가 상당히 초라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나타났다. 10년 넘게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도 가장 큰 상처로 남을 것이라고도 말한다. 한 독자의 그에 대한 배신감으로 인해 책을 다 반납하고 싶다고 하는 의견에 우편으로 보내달라고 했다는 내용을 악의적인 독자가 이문열이 오만하여 모든 독자에게 책을 반납하라고 했다고 말한다. 그는 SNS를 몇몇 사람들(그의 표현에 의하면 의도 있는 소수 또는 광장 상주자)의 선동 장소로 본다. 그래서 그에 관한 제목도 ‘광장 상주자가 다수를 점령했다’이다. 과연 그가 기다려야 할까? 많은 독자가 그를 기다려야 할까?
다음은 ‘우리 시대의 소설가’ 조성기다. 아버지의 성화에 못 이겨 서울대 법대에 들어갔지만 전혀 흥미를 갖지 못하고 소설가가 되었다. 그는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으며 교회도 개척하여 한 달에 3번 설교를 한다고 한다. 그는 얼마 전 한국의 십일조가 잘못되었다고 책으로 말한바 있다. 1995년 다시 살아난 것을 계기로 목회의 길로 접어든 그지만 대학의 교수로서 작가로서 살아간다. 그가 선교단체에서 한 지역을 담당하는 책임자(스텝)를 했었던 것 만큼 하나님의 부르심을 좇아 바울과 같은 자비량 선교와 목회를 하는 것 같다. 이런 그를 어떻게 판단할지는 아마 천국에서나 가능할까 싶다. 그가 예수를 어떻게 그려낼 지 궁금하다. 실상은 기대보다 우려가 많다. 그는 다른 소설가와는 다르다.
저자는 시인이며 수필가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오늘의 작가상을 받고 싶은 문학소녀의 꿈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아마 이들을 인터뷰한 것들을 책으로 냈나 싶다. 명작은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자신의 말보다 삶으로 많이 전해진다. 말은 변하지만 삶을 다르게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