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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 IVY 테이크 아이비
데루요시 하야시다 외 지음, 노지양 옮김 / 윌북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TAKE IVY
photo by T.HAYASHIDA
패션이나 디자인이 시대나 계절에 따라 바뀌지만 기본적인 것들이 있으리라 생각했다. 특별히 가장 왕성한 지성과 활동성이 있으리라 생각되었던 미국의 아이비리그의 학생들은 어떤 옷들을 입을까? 조금은 궁금했다. 물론 과거에 텔레비전이나 영화에서 익히 봐왔던 기억들이 떠오르기는 했지만 사진작가가 본 그들의 실제 모습은 어떨까? 궁금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요즘 우리의 대학가와는 사뭇 다르다. 물론 현재 그들의 대학들과도 다를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인 원칙들이 있다.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가치는 무엇일까? 그들의 생각과 스타일을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책이다. 과거 1960년대로 돌아가 보자.
저자는 한 달 정도 미국 동부 대학들에 머물며 사진 촬영을 하였다. 이방인의 눈에 비친 그들의 모습을 상당히 신선했다. 당시만 해도 머리를 짧게 깎고 제복차람만 했던 학생들을 보다 자유스러운 복장을 하고 다니는 그들이 낯설었다. 그런 가운데 그들의 나름의 원칙과 생각들을 저자는 이 책에 담고 있다. 일본의 저명한 패션계의 4인방이 합심하여 1965년에 출간했다고 한다. 2006년에 복간되어 열광적인 호응을 얻었고 2010년에 미국과 유럽에서 출간되어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2011년 드디어 한국어판으로 소개되고 있다고 한다.
무심코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일상적인 그들의 모습을 보고 조금은 실망 할지 모른다. 공부하는 학생에게 무슨 패션이냐? 라고 물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저자는 그들을 단순한 학생으로 보지 않는다. 앞으로 시대를 선도해 갈 사람들이며 이곳은 사회생활의 일부분이고 곧 직장에서 리더들이 될 사람들이다. 뿐만 아니라 그들을 가르치는 교수들은 이미 사회에서 명망 있는 인사들이다. 그들이 입고 있는 옷이나 행동 하나 하나가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결국 사회 전체를 리드한다고 본다.
그들의 기본적인 아이템들과 자신의 대학을 상징하는 색들을 고집하는 몇 가지 원칙들이 있다. 자유스러우면서도 일요일에는 타이를 매고 정장을 하는 모습을 통해 기본적인 틀을 유지하려고 하는 모습들을 담고 있다.
클래식한 패션을 원한다면 일독을 권한다. 기본적인 원칙과 철학을 통해 자신만의 모습을 만들어 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테크닉에 앞서 밑그림을 그리는 데 도움을 주리라. 그들은 여름에도 더블코트를 입고 다니거나 스키 파카를 입고 다녀도 전혀 이상한 모습으로 바라보지 않는다고 않다. 그들은 이렇게 생각한다고 한다. “그 친구들이 정말 추웠을 수도 있죠. 그 사람이 추운지 더운지 저야 알 수 없는 거니까요.” 그들의 남을 의식하지 않는 모습과 이를 용납하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마음에 와 닿았다. 우리에게 기본적인 원칙과 합리는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