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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의 사생활 - 부모가 놓치고 있는 사춘기 자녀의 비밀
데이비드 월시 지음, 곽윤정 옮김 / 시공사 / 2011년 11월
평점 :
10대들의 사생활
데이비드 월시 지음 / 곽윤정 옮김
미국 10대들의 변화를 다룬 책이다. 전자 정보의 급격한 발달은 우리 사회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컴퓨터와 인터넷과 휴대폰의 변화는 우리의 교육문화를 완전히 바꾸어 버렸다. 종이책이 사라지고 전자책이 그 자리를 대신할 날도 멀지 않았다. 청소년기에 친구들이나 웃어른들 그리고 가족들과 어울려 지내는 시간이 급격히 줄어들고 그 대신에 혼자 이러한 기기들과 보내는 그들에게 과연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까? 저자는 많은 경험과 자료를 통해 이들의 실상을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이들의 충동적이고 돌발적인 변화를 뇌의 발달과정에서 오는 미성숙한 행동으로 해석한다. 그러기에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이러한 것들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본인이나 가족들이 많은 상처를 받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 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슬기롭게 대처하는 법을 익히도록 저자는 권고한다.
우리 뇌에 전류가 흐르고 있다는 새로운 사실에 놀랐다. 그것도 25와트 정도의 전력을 소비한다고 한다. 보통 형광들이 20와트 정도니까 형광들 하나 정도는 켤 수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우리가 태어날 때 뇌에 일정한 공간을 확보했다 하더라도 청소년시절 적극적으로 활용해 사용하지 않으면 성인이 되었을 때 그 공간을 더 이상 활용할 수 없다는 다소 충격적인 말도 하고 있다. 그래서 인터넷이나 휴대폰을 비롯한 전자기기보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부딪치는 것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감정을 공유하는 과정이 중요함을 말하고 있다.
10대 자녀를 둔 학부모나 이들과 생활하는 교육자들에게 좀 더 그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 같다. 양육의 3가지 원리 곧 친밀감을 갖고 길잡이 역할을 감당하며 무엇보다 사랑으로 대하는 부모들에게 좋은 조언들을 하고 있다. 우리와 문화적 차이가 조금 있지만 급격한 환경에 변화해 가는 10대들의 모습은 비슷한 것 같다. 번역인의 말처럼 ‘뇌’라는 무거운 소재로 ‘청소년’이라는 난해한 대상을 분석했다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올 것이다.
물론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 정답은 알고 있다. 그들을 깊이 이해하고 사랑으로 도와야 한다. 그러나 막상 현실에 부딪치면 아이와 싸운다. 그리고 나는 그렇지 않았는데 요즘 아이들은 특이하다고, 세상이 말세라고 한탄한다. 그러나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는 몰라도 우리가 청소년기를 보낼 때 우리의 부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들을 우리도 하고 자랐다. 요즘 청소년들은 본인들이 감당하기 힘든 빠른 속도의 사회 변화와 문화들을 접하고 있다. 거기다 이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과거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다. 이들이 받는 스트레스도 훨씬 많아졌다. 청소년들과 대화하면 그들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을 나에 기준에 맞추기보다 그들과 같이 걸어가고자 하는 인내와 사랑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침마다 아이들과 전쟁을 벌이는 일은 조금 줄어들 것 같다. 내가 한 발 양보하고 이해하고자 하면 큰 소리가 일주일에 몇 번쯤은 사라질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번역서를 읽는 다는 것을 최소한 2가지를 각오해야 한다. 문화와 환경이 다른 저자의 생각을 잡아내는 것과 번역하는 이의 생각과 그가 바라보는 눈을 직시해야 한다. 흥미로운 책이었지만 중간에 옥에 티들이 있었다. (와트는 전류의 단위가 아니라 전력의 단위다. - 원문이 그런지 역자가 번역하면서 이렇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어색했다.) 그러나 역자의 말대로 무거운 소재로 무서운 존재를 다뤘다는 기대감은 가질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