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 - 350년 동안 세상을 지배한 메디치 이야기
김상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6월
평점 :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
김상근 지음
결코 가볍지 않은 책이다. 내용이나 중량감에 있어서 그렇다. 350년간 세상을 지배했던 한 가문에 대한 이야기다. 중간 중간에 나오는 명화들은 그들의 생각과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
가문을 일으키고 부흥시키며 계속 유지하는 것이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 메디치가문을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저자는 당장의 눈앞보다 멀리 내다보는 눈을 강조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이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지만 플라톤의 철학이 기업의 영속성을 가져다주는 열쇄라고 보는 것 같다.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한 과학은 곧 메말라 버리리라.
조반니 디 비치 데 메디치가 이 가문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그의 의리와 철저한 신용은 당시 세상을 움직였다. 아무런 힘이 없이 죽어가는 교황을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감옥에서 내오고 화려하게 장례를 치루어준다. 다만 자신의 고객이었다는 이유로 그와 그의 아들 코시모는 변함없이 환대해 주었다. 저자는 유약겸하와 여민동락으로 조반니 디 비치 데 메디치의 삶을 평가한다. 뛰어난 정치적 감각을 지닌 제2대 회장인 코시모는 ‘힘의 균형’이라는 독특한 외교정책을 통해 작고 힘없는 도시, 피렌체에게 평화를 선사하고 차츰 세력을 키워간다. 무엇보다 연약하여 가업을 잇지 못하고 동생에게 그리고 나중에는 아들에게 가업을 잇게 했던 코시모의 장남, 피에로의 역할이 눈에 띈다. 그는 철저하게 권력에서 배제되었지만 장남 로렌초를 철저한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지도자로 양성하고 ‘관용’의 리더십을 통해 적이 없는 가문으로 만든다. 이를 통해 그의 아들 ‘로렌초’는 ‘용서할 줄 아는 사람만이 정복할 줄 안다.’를 몸에 익혔다.
최고 정점에 올랐던 로렌초의 집권당시 미켈란젤로와의 만남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제대로 사람을 만나고 교육받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그리고 무엇보다 그의 재능에 바람을 불어 넣을 수 있는 능력이 스승에게는 필요하다. “늙은 할아버지의 이빨치고는 너무 가지런하지 않니?” 이 한 마디가 미켈란젤로의 마음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코시모2세의 아르테미시아를 향한 ‘아버지 솜씨보다 더 낫지 않소.’ 와 같은 촌철살인과 같은 한 마디를 통해 한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버린 영감을 불어 넣는 능력을 그들은 갖고 있었다.
저자의 말처럼 지도자는 아무가 되는 것이 아니다. 좋은 지도자를 만나는 것도 축복이다. 우리에게 자신의 부귀영화보다 좋은 지도자를 양성하고 대우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지도자 상은 어떤가? 잠시 생각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