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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곤충도감 - 우리 주변에 살고 있는
세나가 타케시 글.그림, 김은영 옮김, 김태우.박찬호 감수 / 라이카미(부즈펌)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노래하는 곤충도감
글과 그림 세나가 타카시 번역 김은영 펴낸곳 부즈펌
내가 사는 곳은 아직은 산과 들 그리고 아파트가 함께 어우러져 있어 귀뚜라미와 개구리 울음소리가 여름이면 밤 새 동안 울려 퍼진다. 때로는 그 소리가 우리의 삶을 방해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싫지 만은 않다.
오랜만에 아이들과 함께 시골에서의 삶을 얘기하며 책을 보았다. 여름 며칠 간 시골 할머니 집에서 생활하며 들에서 보았던 여치와 메뚜기 그리고 귀뚜라미, 베짱이를 얘기했다. 나도 어릴 적 보았지만 정확한 이름을 몰랐던 곤충들을 새롭게 떠올리며 함께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저자가 봄부터 초여름, 여름부터 가을까지의 초원 그리고 여름부터 가을까지의 집주변과 여름부터 가을까지의 숲으로 나누어 곤충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겨울나기와 특수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곤충들까지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또한 한 장이 끝날 때마다 들려주는 색연필로 그리는 자연 일러스트 강좌도 상당히 유익하다.
하나하나 정성스레 그림을 그려 나간 저자의 정성과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안타깝게 저자가 일본 사람이지만 우리에게도 이런 장인들이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아이들과 함께 시골에서 생활할 방학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이번 주 토요일이 방학인데 일주일 정도 시골에 내려가 실컷 노래하는 곤충들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곤충도감을 통해서 본 것들과 하나하나 비교하며 관찰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어릴 적 뒷동산에서 하루 종일 메뚜기 잡으러 다녔던 기억이 새롭다. 선생님이 여름방학숙제로 내 주셨던 곤충채집을 하러 산으로 들로 매미채를 들고 다녔었다. 표준어를 몰라 소리 나는 대로 뚤레미, 쓰께리, 가장 크게 운다고 해서 와가리 등 출처도 불문명한 이름으로 열심히 숙제를 했었다. 그런데 오늘 비로소 그 이름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이 기분을 어떻게 표현할 까? 아이들과 재미있게 읽다 시간가는 줄도 몰랐다. 이제 자야 할 시간이다. 내일 다시 막내 녀석과 열심히 숨은 곤충들을 찾아야겠다.
이 책이 두고두고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할 것 같다. 시골에 내려 갈 때 마다 옆에 챙겨가야 할 목록에 추가 되었다. 우리 아이들이 기계에서 나오는 노래 소리보다 자연에서 들려오는 노래 소리에 더욱 익숙해졌으면 하는 기대감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