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누가 오즈의 마법사를 훔쳤을까? ㅣ 책마을 놀이터 21
애비 워티스 지음, 유동환 옮김, 박아림 그림 / 푸른나무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누가 오즈의 마법사를 훔쳤을까?
애비 글 / 박아림 그림/ 유동환 옮김
나(토비)와 여동생 베키가 펼치는 흥미진진한 탐정 추리소설이다. 분실한 책의 범인으로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된 베키와 주인공은 범인을 잡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상반된 성격을 가진 두 오누이가 티격태격하면서도 의견을 조율해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특히 잃어버린 5권의 책, 곰돌이 푸우,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거울을 통해서(거울나라의 엘리스), 보물섬, 그리고 오즈의 마법사를 읽고 단서를 찾아 내 가는 과정은 상당히 흥미롭다. 어린이로서 조금 무리가 있어 보이지만 책을 읽고 내용을 정리하고 다시 현재 상황과 접목시켜가는 것이 제법 논리적이다. 단순한 내용의 책만 읽었던 아이들은 조금 힘들어 할 것 같다. 첫째 아이는 재미있게 읽었지만 둘째는 조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투덜거린다. 주인공들처럼 5권의 책을 읽지 않으면 단서들을 연결하여 문제 해결의 실마리들을 찾아가기 쉽지 않다. 물론 우리와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조금 더 자연스럽게 넘어가지 않는 부분도 있다.
동생 베키의 자신에게 씌어진 도둑의 누명을 벗기 위해 본인이 싫어하는 책읽기를 인내심을 갖고 감당하며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다. 자신에게 닥친 힘든 일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고자 하는 자세가 우리아이들에게 좋은 교훈이 되었다. 모든 것을 쉽게 얻고자 하고 또한 쉽게 포기해 버리는 자세를 볼 때 안타까웠는데 이 책이 작지만 신선한 충격을 주었으리라 생각한다.
도서관에 있던 표어 ‘진정한 독자는 읽을 줄 아는 게 아니라, 진짜 책을 읽는 사람이다.’라는 문구처럼 책을 훑어보는 것이 아니라 내용을 음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아이를 보면서 든다. 아이들과 이 책으로 함께 토론해 가며 문제를 해결해 가는 것을 배워갈 수 있을 것 같다. 둘째에게 먼저 5권의 책을 읽도록 해야겠다. 내일이면 중간고사가 끝나는데 함께 할 좋은 일이 생겼다.
솔직히 저자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데 상당히 아동 환타지 소설을 많이 쓴 것 같다.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들에게 좋은 읽을거리를 주는 것 같다. 여러 가지 공부에 짓눌려 있는 우리아이들에게 즐겁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어 감사하다. 우리네 아이들이 상상력이 풍부하고 의지력과 자립심이 강한 아이들로 자라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