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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 다른 생각, 그러나 다투어야 할 생각
이일훈 지음 / 사문난적 / 2011년 1월
평점 :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이일훈 지음
건축을 생각하며 책을 잡았는데 환경이 앞에 있었다. 숲과 풍경을 생각하며 건축을 조금 생각하며 읽었다. 우리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지만 실제로 자연을 생각하며 사는 시간을 그리 많지 않다. 개발이라는 단어와 환경이라는 말이 만나 환경 개발 사업을 한다면 조금 어색하지 않을 까 싶다. 우리가 경제라는 테두리를 벗어나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 되었지만 지나친 정치논리나 경제논리로만 나가지 않았으면 한다. 저자의 고군분투함이 새로운 건축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일조하리라 믿는다.
책을 보면서 건강한 집, 솔직한 집을 생각했다. 자연의 빛과 바람이 자유롭게 왕래하는 집을 보기 쉽지 않다. 도시 한 가운데 우뚝 선 고층의 아파트가 바람을 차단해 한 여름을 찜통에서 지내야 하는 형편이다. 도로변에 가로수를 심어 그늘을 만들고 분수를 통해 물을 뿌려 도시의 온도를 낮추기도 하지만 도대체 시원함을 맛볼 수가 없다. 출처를 알 수 없는 건축자재들을 사용하고 각종 접착제들로 방안이 도배되어 있다. 방 안에 오래 앉아 있으면 머리가 아파온다. 건축가로서 저자의 이러한 고통이 곳곳에 베어 나온다. 가장 기본적인 건축물인 집이 이러할 진대 그 이외의 건물이야 오죽할 까 싶다.
집이 투자의 대상이 되어 버렸기에 하나의 귀중한 상품이 되었다. 그러기에 주인이나 건축자나 어떻게 하면 그 값을 올릴까를 생각하기에 집다움에는 관심이 없다. 그것이 하나의 흐름이라면 따라가야겠지만 씁쓸한 웃음이 가슴 한구석에 남는다.
세상의 흐름에 거스르며 산다는 것은 많은 희생을 요구한다. 그것이 옳고 그름은 그 나중 문제다. 하나의 건물에는 지은 사람이나 사는 사람의 생각이 들어 있다고 본다. 저녁에 들어갔다 아침에 이불속에서 나오듯이 몸만 빠져 나오는 그러한 공간이 아닌 한 사람의 생각과 인격이 묻어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은 한 낱 흘러가는 구름을 잡는 생각일까?
저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좀 불편하게 살며 공간 안보다는 밖에서 살아가는 법을 익히며 동선을 늘려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는 법을 익히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우리가 반드시 한번쯤 고민해 봐야 할 문제임은 분명해 보인다. 너무 외적인 것만 좇다 이상한 괴물이 되어 버리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우리의 건강한 자연과 환경이 오래도록 보존되기를 무엇보다 우리의 집이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