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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의자왕은 백제를 망하게 했을까? - 의자왕 vs 김부식 ㅣ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10
양종국 지음 / 자음과모음 / 2010년 9월
평점 :
왜 의자왕은 백제를 망하게 했을까?
‘삼국사기’가 어느 정도의 객관성을 갖고 백제의 역사를 바라보았을까? 당시의 기록도 아니고 수 백 년(백제의 멸망 후 약 485년)이 지난 뒤 서술한 것을 과연 사실로 믿어야 할까? 김부식이 한 창 왕성한 활동을 하던 시기에 사명감을 갖고 추진한 것도 아니고 은퇴한 후에 소일(?)거리삼아 저술한 책은 아닐까? 그러나 안타깝게도 당시를 비춰볼 제대로 된 역사책이 우리에게는 없다.
이 책은 의자왕과 김부식을 법정에 세우고 그 진실을 규명하고자 노력한다. 나름 증인들도 몇 명 출석시키고 있다. 백제 회복 운동을 했던 흑치상지, 그리고 충신이었던 성충과 계백장군 그리고 당나라의 고종까지 발 벗고 나섰다. 역사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법정 용어들과 절차까지 배울 수 있어 아이들에게 아주 유익하다.
의자왕에 대한 잘못된 지식( 무능한 왕, 삼천 궁녀를 거느렸다는 것, 이미 백성의 신임을 잃었다는 등 - 이러한 것은 당시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지나지 않았다. 물론 그가 외교 능력의 한계로 인해 멸망을 자초한 점도 있어 이것을 무능한 이유로 들 수는 있을지 모르겠다.), 상식에 벗어난 정보들을 왜 우리는 지금까지 교과서를 통해 배워 오고 있을까? 물론 오래전의 일이라 특별한 기록도 없어서 들려오는 소식들을 모아 저술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맹목적으로 이것을 가르치고 교육 받아야 할까? 우리는 근본적으로 정치성향이 강했던 김부식의 성향과 정지상과의 관계에서 보여준 그의 학자로서의 자질에 의문을 제기한다.
정확하지 않은 역사를 초·중·고등학교에서 지금처럼 주입식으로 배우는 것은 비극이 아닐까? 한 번 입력된 정보를 수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어느 정도 가치관이 형성되고 사리 판단을 할 수 있는 대학생이나 성인에게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하는 의견들도 있다.
우리의 역사의식을 새롭게 하고 분열된 민족의식을 하나로 모으는 과정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역감정이 훗날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까? 혹시 의자왕이나 계백장군처럼 기록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