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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식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
이상권 지음 / 자음과모음 / 2010년 9월
평점 :
성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순수함을 잃어버리고 그 대신 이 땅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일까? 우리는 내가 원하든 원치않든 나이를 먹는다. 그러나 육신이 자라는 것과 다르게 마음이 자라는 것은 본인이 노력하지 않으면 자라지 않는 것 같다.
이 책을 보며 청소년기를 돌아봤다. 그리고 오늘도 이러한 시기를 지나는 청소년들을 생각했다. 시골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법한 집에서 키운 강아지를 잡아 보신탕을 끓여 먹는 우리네 모습, 그러나 어린 나이에 자기 친구를 잃은 아픔을 우리는 안고 살아왔다. 그러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외면하고 무덤덤하게 반복하는 어른들을 보면서 정죄했었다. 저자의 말처럼 성장이라는 것은 소중한 것을 잃어가는 것이리라. 눈물의 무거움을 깨닫고 친구(진만)의 자신 앞에 닥친 현실의 무게를 당당히 지고 가는 모습을 보면서 부끄러워하는 주인공(시우)의 모습을 통해 저자는 자라는 것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고 있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공존하며 서로 소통하려는 노력이 자람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 외에 우리에게 이슈가 되었던 외국인과의 결혼, 촛불시위, 조류독감, 광우병 문제들과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등장하는 왕따 문제 들이 등장한다.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 특히 생각과 가치관이 다른 이들과 같은 지붕아래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 그러나 그럼에게 불구하고 함께 해야 하는 것이 우리네 삶이다. 단순히 잘라내고 버린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나의 안락한 삶을 위해서 다른 사람을 희생시킬 수는 없다. 그러나 그것이 합법적이라는 이유로 전체에 이익을 가져다준다는 이유로 아무렇지 않게 행해지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외적으로 몰라볼 정도로 자랐다. 세계 모든 나라 사람들이 인정한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아직 자라지 않고 썩어 버린 부분이 많다. 새롭게 씨를 뿌리고 물을 주어 자라게 하는 인내와 성숙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년이면 세계 13위의 경제 대국이 된다고 뉴스에서 요란하다. 훈훈함이 모든 사람에게 전해졌으면 한다.
어렸을 적을 생각하며 읽었다. 그리고 곧 이러한 혼돈을 겪을 아이들을 생각하며 읽었다. 꿋꿋하게 현실에 발을 내딛고 당당하게 맞서길 기도하며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