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 지음, 북타임 편집부 옮김 / 북타임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


12월 31일 우동 1인분을 주문해서 세 사람이 나누어 먹는 모습과 눈치 채지 못하게 이들에게 곱빼기를 주고 흐뭇하게 바라보는 주인 내외의 모습이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 같다. 모든 것에는 꼼꼼히 따져 보면 다 의미가 있지만 특별한 사연을 감지하고 따뜻하게 맞이하는 그들의 모습이 부럽다.


저자는 특별히 교통사고를 줄이는 것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문명의 이기에 묻혀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 많은 이들에게 아픔과 상처를 주는 것이 교통사고다. 한 순간에 너무나 많은 것을 잃는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다. ‘켄보우의 행진곡이 들려온다.’를 통해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그의 노력이 눈물겨운 모습이 잘 드러난다. 한 경찰관의 아픔과 끈질긴 노력을 통해 교통문화를 바꾸어 가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특히 노년에 얻은 독자를 잃은 슬픔을 아름답게 승화시켜가는 교통경찰부부의 삶이 인상적이다. 마치 저자의 모습이 이와 같으리라 생각된다.


세상의 짐이 되지 않고자 열심히 심신을 수련하는 저자를 보며 씁쓸한 마음도 들었다. ‘죽음’이라는 ‘이별’을 조금이라도 피하고자 몸부림치는 그의 인사말들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건강하세요.’ ‘또 만나요.’ ‘다음에 만날 때에는 더 건강한 얼굴로 만나요.’


거대한 문명의 흐름 앞에 홀로 서서 막아보고자 혹은 조금이라도 지연시키고자 온 몸으로 몸부림치는 이들이 많다. 이러한 이들에 의해 그래도 우리가 숨을 쉬고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는 오늘도 연필과 노트와 동화책 한 권을 들고 집을 나서 여행을 떠났을 까? 이런 저런 사연으로 부모를 잃게 된 아이들의 마음을 어떻게 위로하고 달랠 수 있을까? 많은 사회 문제들 속에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가정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하나의 불행을 극복하고 하나의 행복을 찾아가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듣게 되어 가슴이 뿌듯하다. 이것이 과거가 아니라 현재 우리의 모습이기를 희망한다. 우리 동네, 우리 옆집, 그리고 우리 집이기를 소망한다. 우동 한 그릇을 통해 소중한 기억을 간직하고 꿈을 키워가며 내일을 향해 힘차게 나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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