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희망의 역사 - 나와 세상을 바꾸는 역사 읽기
장수한 지음 / 동녘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역사는 되풀이 되지는 않지만 우리는 과거라는 터전위에 미래를 세울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과거와 함께 미래를 가고 있습니다. ~ 비록 성취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것은 새로운 희망의 터전입니다. 그래서 역사는 희망의 역사입니다. p.6

지난 2008년의 촛불집회를 통해 특히 10대들의 적극적인 자기표현에 저자는 많은 자극과 함께 희망을 본 것 같습니다. 요즘 회자되는 ‘10대와 20대의 사회 문제에 대한 책임감’을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사회 구조적인 문제들이 그들을 억누르고 있지만 그래도 그들만이 희망이라는 인식을 갖게 됩니다.

대학 졸업 후 현실문제와 맡겨진 일에 묻혀 있다가 오랜만에 눈을 들어 세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내게는 좀 버거운 감이 있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현재 우리는 어디로 어떻게 가고 있는지 알고 싶은 소박한 꿈을 갖고 이 책을 접하였습니다. 

저자는 힘주어 말합니다. “역사는 희망이다.” 지난 시대의 각 사람들의 소원과 희망의 좌절과 실현에 대한 기록이기 때문이란다. 그의 말이 다분히 의지적인 해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수의 영웅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저 밑바닥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기를 바라는 소망가운데 쓴 책인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그는 역사는 반복이 아니라 발전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이 책이 미래를 보는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저자는 두 가지(‘관계’와 ‘장기지속’)를 기준으로 인간과 사회 그리고 세계를 보여준다. 

1장과 2장을 통해 저자는 두 가지 기준으로 택한 관계와 장기 지속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바흐의 ‘커피 칸타타’ 속에 들어 있는 그 시대의 문화와 사회의 흐름을 통해 이것도 역사의 기록임을 말한다. 저자는 인간 상호관계 뿐 아니라 사회제도와 구조들 사이의 관계, 인간과 구조들 사이의 관계, 인간과 자연의 관계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관계를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관계들 사이의 상호 작용과 역사적으로 형성된 관계의 망 안에서 인간은 살아가고 있음을 역설한다.(출산문제, 환경파괴로 인한 불평등의 문제)

이 두가지 시선을 통해 로마제국의 몰락과 당의 멸망을 바라본다. 이 두가지 시선은 편견의 벽을 무너뜨리고 서로 연대하여 사회를 변혁해 갈 동력이라고 말한다. 이슬람 민족에 대한 편견과 마녀 사냥그리고 독일의마인-도나우 운하를 통해 장기지속의 관점에서 미래를 보아야 함을 말하고 있다.

3장에서는 역사를 기록하지 않은 인도의 실책과 과거의 아픈 역사를 청산하지 못한 일본과 청산하려고 노력했던 독일의 모습을 통해 어떻게 통합할 수 있는 가를 말한다. 역사는 기록하는 사람에 따라 왜곡될 수 있기에 기록의 역사는 절반의 역사임을 또한 지적한다. 4장에서는 역사는 어떠한 법칙에 의해 변화하는가를 다양한 주장을 통해 말하고 있다. 5장에서는 그러면 역사는 더 이상 진보하지 않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6장에서는 이 역사의 주체는 과연 누구인가 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나폴레옹, 링컨 이 이 역사의 주인공이었는가? 저자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끌고 가는 사람들은 민중이라고 말하고 있다. 여기서 민중이란 ‘사회적 변화를 꿈꾸고 변화를 이끌어 내는 일에 동참하는 사람들’ 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그들에게는 대중지성이 요구된다. 스스로 자의식을 깨우고 사회의식을 연마해 주체적으로 사회변화에 참여하는 노력이 필요하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7,8장을 통해 자본주의와 그 이상국가인 미국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국민국가의 탄생과 시장의 역할을 설명하고 자유 경쟁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현 모습이 양산해 내는 국내와 국제적인 불평등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화를 지향하는 신자유주의는 세계인이 더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개혁되어야 함을 저자는 주장한다. 미국의 자유민주주의의 두 기둥인 칼뱅(빈)의 예정론의 변질과 계몽주의의 합리주의에 바탕을 둔 지나친 인간 이성에 대한 신뢰와 과학에 대한 맹신을 지적하고 있다. 그들은 효율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자기자신에 대한 책임감은 강하지만 사회적 연대 책임감은 약하다. 더 이상 아메리칸 드림은 그들의 이상이 아니며 신분상승의 기회도 유럽보다 적다. 대학 교육에 대한 기회가 적은 것이 그 단적인 예다.

이 책은 나에게 역사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한다. 진보와 보수를 떠나 역사는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특히 후대에 대한 책임감에서라도 관심을 갖도록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줄 곧 역사에 대해 무지함과 저자의 해박한 지식에 대한 놀라움을 느꼈다. 10대들의 거침없는 행동에 위축되고 3~40대의 쏟아지는 비난에 당황하는 20대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 원치 않게 샌드위치가 되어 갈팡질팡하는 그들의 모습이 앞선 세대들의 그림자가 아닐까 생각하며 창조적인 지혜로 잘 헤쳐 나가길 응원한다. 오늘도 역사의 수레바퀴는 어김없이 힘있게 돌아가고 있다고 믿는다. 우리 모두 그 주인공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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