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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초의 광우병 이야기 - 과학과 이념의 혼돈을 정리한다
양기화 지음 / 도서출판 be(비)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BSE(광우병), vCJD(인간광우병), BSE, CJD 등 전문용어들이 마음을 위축케 한다. 과학과 인간의 삶이 뗄내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가 되었지만 아직도 과학적 지식이 일반인들에게는 많이 부족하다. 이 책을 통해서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서 좀 더 광우병에 대해서 알고자 했다. 어리석은 생각이었지만 ‘눈초의 광우병이야기’라는 제목을 보고 ‘눈초’라는 과학자가 광우병에 대해 자세히 기록한 책으로 기대했었다.
저자는 정치적인 문제로 과학적 진실이 묻혀 버리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공개적으로 인터넷상에서 변론하고 수면 아래로 들어간 이 문제를 중립적인 시각에서 평가하고 정리하고자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광우병의 시작과 여러 사례들을 광범위하게 열거하고 있다. 또한 변형 프리온 질환들을 다루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의 1차 광우병 파동(2001년)과 작년(2008년)에 발생한 2차 광우병 파동에 대한 저자의 견해를 적고 있다. 특히 촛불집회에 대한 강한 비판적 시각을 보인다. ‘촛불’을 ‘들불’로 표현하며 순수성을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자신이 순수하고 정당하다고 하더라도 권력편에 서서 옹호하는 내용을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많다. ‘과학’을 비롯한 지식이 권력과 만날 경우 엄청난 파괴력을 가져 진실을 왜곡하는 것을 우리는 인류역사를 통해 수없이 경험해 왔다. 저자의 주장중 ‘사실 민주주의 후발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가 완성된 것은 2007년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기가 무척 힘들다. 저자의 정치적인 색깔이 너무 짙다.
비겁하게 숨어있기 싫어서 비난을 무릅쓰고 공개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발표한 것에 돌을 던지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지구는 돈다’ 라는 어느 과학자의 글을 말미에 인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진보’와 ‘보수’라는 갈등의 구조속에 너무 매몰돼 버린 것 같아 안타깝다. 우리 사회가 좀 더 여러 다양한 생각들을 포용하고 보다 진실해졌으면 한다.
내가 생각했던 내용과 좀 동떨어진 내용이었지만 같이 고민해 보고 신종플루로 잠시 기억속에서 사라졌던 광우병을 상기시켜 준 것에 감사한다. 우리 조상들의 혜안을 하나 건진것에 또한 감사한다. ‘소가 소를 먹으면 미친다.’ 인간의 얄팍한 지식보다 깊은 고민과 자기를 돌아 보는 시간들이 필요함을 통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