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이 빛나는 순간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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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이 빛나는 순간은 얼음이 녹을 때 깨진 얼음장이 흘러가다 반짝하고 빛나는 순간이라고 한다. 햇빛에 반사되어 빛나는 그 빛은 몹시도 찬란하다. 그러나 먼저 이렇게 반짝이고 빛나는 순간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얼음이 깨져야 한다. 돌부리나 험하고 뾰족한 길에 부딪혀 조각이 나야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리저리 부딪히고 깨지며 인생에 대해 알아간다. 특히 고난이 눈앞에 있을 때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그의 인생의 방향이 달라진다. 이 고난을 피하고 외면할 것인지, 아니면 부딪히고 깨질 것을 각오할 것인지 이는 오로지 자신의 몫이고 이에 따라 인생도 달라지는 것이다. 조각나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얼음은 찬란한 빛을 영원히 볼 수 없게 된다.

 

이 책에서는 청소년들이 겪는 그들만의 인생에 대한 복잡한 고민을 보여주고 있다. 이 치열한 고민 속에서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을 하기 까지 수많은 두려움과 고난을 마주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선택하는 것은 더 이상 두려움에 쫓겨 도망치고 싶지 않는 것이다. 두려움을 피해 도망친 곳에는 과거에 해결되지 않은 그 두려움과 또 다른 두려움과 함께 존재한다. 고등학생인 석주와 지오는 이 두려움을 새로운 환경에 처할 때마다 마주한다.

석주는 자신의 모호한 미래에 대해서 걱정하며 매 순간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갈등한다. 진로, 학업 문제 속에서 갈등하고 자신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관심과 사랑, 자신이 책임져야 할 일에 대해서 고민한다. 전형적인 모범생이지만 부모님의 기대와 사랑 속에서 무한하고 안정적인 지원을 받아 자신이 진짜 원하는 삶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으며 그런 생각을 두려워한다. 공부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되면서도 한편으로 답답한 마음을 지오에게 보여주게 되고 우연히 함께 하게 된 자전거 여행을 통해 석주에게는 엄청난 선택과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지오는 가정 문제 속에서 깊은 상처와 부담감을 가지고 있어 억눌려 있다. 혼자 다니는 것을 자처하는 아웃사이더로서 지나간 과거를 잊지 못하는 삶, 곧 저곳에서는 이곳을 못 잊고, 이곳에서는 저기를 못 잊는 삶을 반복한다. 아버지가 반대하시는 꿈을 꾸고 싶지만 아버지를 설득할 자신은 없어 시간을 때우고 방황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석주의 변화를 보고 자신의 삶에서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이 두 인물은 십 대의 끝무리에서 성인이 되는 스무 살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큰 변화를 겪는다. 자신의 삶을 똑바로 알고 책임져야 하는 성인의 무게와 자신이 인생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자유를 가지고 세상의 고비를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들이 좀 더 성숙하고 멋진 자신의 삶을 꿈꾸기 위해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포기하는지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 기억에 남는다. 학창 시절, 마냥 공부만 잘하면 미래는 꽃 길 일 것이라는 생각에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 생각하는 대부분의 청소년들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준다. 뿐 만 아니라 기성세대들에게도 우리 미래의 세대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도와야 하는 지 생각하게 한다. 저자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부디 찬란히 빛나는 순간을 맛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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