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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자라는 집 - 임형남·노은주의 집·땅·사람 이야기
임형남.노은주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6월
평점 :
건축이라는 것이 인류가 시작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이고 개인 모두가 자기만의 집을 모두가 갖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저자의 말처럼 집 주인이 만들어 가는 것이고 완성해 가는 것일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건축가는 기본적인 방향만 잡아 주고 나머지는 주인이 만들어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오늘날처럼 대부분의 도시 거주지가 아파트처럼 만들어져 있는 공간에 들어가 사는 것이지만 이것도 큰 틀에서 보면 입주해서 새롭게 여러 가지를 고치면서, 또는 새로운 공간을 만들면서 자기만의 건축을 완성해 가는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표현처럼 집은 나무처럼 자라는 것일 것이다. 도시는 부족한 공간으로 인해 그 자리가 협소하기는 하지만 그 나름의 몸부림이 있고 농촌과 근교 전원 주책들은 여러 모양으로 자라고 있다. 그 모습이 여러 환경과 어울리며 금상첨화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그 나름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여러 생각을 가져다준다.
건축은 필연적으로 여러 사람을 만나야 되고 또한 거대한 대지인 땅과도 어울려야 한다. 그래서 저자는 때로는 무당이 되어야 한다고 하였지만 이 땅에 맞게, 그리고 주인에 맞게 설계하고 건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어쩌면 그것은 이상에 그칠 수도 있고 여러 가지 제반 조건들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한 부단한 노력은 최선의 결과를 가져다주며 이것은 그의 발자취가 된다.
가끔 공공건물이나 인상적인 건물을 볼 때면 설계자와 시공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것을 본다. 그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그 건물을 통해 그와 이야기할 수 있고 때로는 논쟁을 할 수도 있다. 그것은 거기에 그의 생각과 고민이 다 들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거기에 오롯이 그의 생각만이 아닌 시대의 흐름이나 사상을 담고 있지만 그의 생각이 깊이 들어가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저자가 건축을 한 주 40년이라고 한다. 본격적인 자신만의 일을 한 지도 20년이라고 한다. 그가 보고 그가 경험한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 나름의 자신만의 길이 있으리라. 가끔 텔레비전을 통해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삶에서 묻어 나오는 이야기들. 고즈넉한 이야기들이 저자의 삶을 잘 보여준다. 요즘은 땅의 이야기보다 사람의 이야기를 더 마음에 두어야 이 일을 쉽게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그만큼 시대가 많이 변했다. 집은 나무처럼 오늘도 자라고 있다. 조금 아름답게 자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