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호밀밭의 파수꾼 ㅣ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
J. D. 샐린저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8월

10대를 일컬어 질풍노도와 같은 시대라고 불렀던 적이 있다. 이들의 폭발적이고 감정적인 면을 부각시킨 것일 것이다. 물론 요즘도 이들의 생각은 상상력이 풍부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과 같은 면이 있지만. 이들 눈에 비친 기성세대들은 소위 말하는 꼰대들이고 아무런 쓸모없는 쓰레기 같은 존재들이다. 겉과 속이 다르고 말과 행동이 다른 위선이 가득한 자들이어서 1분 1초라도 빨리 그들의 손에서 벗어나고 싶고 자유롭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싶을 것이다.

저자는 그들의 눈으로 기성세대들을 보고 있다. 물론 그 시대는 좀 심했다는 생각은 든다. 70이 넘은 노인이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것이 좀 지나쳤다. 10대들을 그들이 감당할 수 있을까? 물론 우리도 5~60대들이 교장을 하고 있지만. 16살의 나이에 벌써 학교를 4번이나 옮겼고 3학년 과정에서 5과목 중 4과목에서 낙제를 받아 다시 학교를 그만두고 고향에 내려가는 이 청년의 생각은 과연 어떨까? 그가 말하는 것처럼 괜찮은 걸까?

어른의 입장에서 보면 너무 안타깝다. 모든 것이 질서가 필요하고 특히 학창시절 이것을 배우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대가가 크다. 어느 시대나 기성세대와 젊은 층은 항상 충돌한다. 그러나 지혜로운 것은 이것을 적당히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리라. 더욱 무서운 것은 젊은이들이 너무 나약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다. 더 높은 것을 향해 도전하고 더 큰 꿈을 꾸며 살아야 하는데. 때로는 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진실을 말할 수 있어야 하고, 비현실적일지라도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표현하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회가 필요하다.

요즘처럼 불안한 시대에 그들이 갇혔다. 코로나19로 묶여 컴퓨터로 강의로 듣고 리포트를 쓰느라 날을 샌다.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현실이지만 들에는 꽃이 피었고 온갖 풀들이 무성하다. 자연은 오늘도 묵묵히 내일을 준비한다. 우리도 때로는 쓴 소리로 한 때는 응원가를 부르며 한 목소리를 내야 한 단계 더 나아갈 것이다. 아직 때 묻지 않은 그러나 미성숙해서 표현이 거칠고 보는 눈이 종합적이지 못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우리의 미래고 희망이다. 그래서 그들을 보호하고 아껴야 한다.

16세 소년이 보고 느낀 모습이 그대로 잘 그려져 있다. 마치 어제 내가 느꼈던 그 감정과 행동들이 바로 내 눈앞에 펼쳐진다. 아주 생생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