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한가운데 영원의 길을 찾아서 - 100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의 신앙 에세이
김형석 지음 / 열림원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흔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과학문명의 시대라고 한다. 그 첨단을 달리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AI는 인간을 놀라움을 넘어 공포의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신적이고 영적인 부분은 한 편으로는 소홀히 하고 있다. 그로인해 우리는 어쩌면 많은 것을 잃어 버렸고 오히려 퇴보하였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120세 시대라고 하지만 아직 활동 왕성한 100세 분들을 많이 보지 못한다. 그런데 저자는 100세 철학자다. 가히 경이롭다. 한 세기를 넘겨 버렸다. 그가 생각하는 삶이란 무엇일까? 그는 철학자답게 인간 삶을 근원부터 살펴보고자 한다. 물질과 생명 그리고 영원을 꿈꾸는 인간. 다른 생물과는 다른 무엇을 꿈꾸는 인간. 이 가운데 탄생했다고 말하는 종교. 그리고 그 가운데 맨 처음에 창조자가 있었고 그에 의해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만들어졌고 우리 인간도 그의 작품이라고 하는 기독교가 있다. 기독교가 다른 종교가 구별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창조주와 그 피조물인 인간. 그리고 그로부터 분리된 죽음과 이를 회복시키는 그리스도.

 

저자는 기독교를 한 마디로 사랑의 종교라고 말한다. 그 사랑은 창조주가 처음에 사람을 창조하면서 나타났고 그리스도를 통해 두 번째로 그 사랑의 열매를 거두었고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 그리스도가 다시 오심으로 완성된다고 말한다. 기독교가 말하는 사랑은 흔히 인간이 말하는 사랑이 아니라 먼저 신과의 사랑이다. 저자는 기독교의 핵심이 인식에 있어서는 계시가 진리이며 삶에 있어서는 사랑의 체험이라고 말한다.

 

오늘날 교회가 너무 부자가 되었다고 말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울지 모른다. 그러나 저자는 우리가 가난해 질 수도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돈에서 누릴 수 있는 평안함과 풍요로움보다 신앙으로서 얻을 수 있는 평강과 안위를 더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어쩌면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삶일 것이다.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로부터 때로는 손가락질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어리석은 짓이라고. 물론 이것을 누구에게 강요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즐거움을 어디서 찾는가는 물어보아야 할 것이다.

 

인간이 육과 영의 존재이기 때문에 동시에 만족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 있어서는 두 존재가 양립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먼저 앞세워야 할 것은 영일 것이다. 예수도 그것을 극복했으니까! 앎을 떠나 믿음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이다. 이는 철학을 넘어 신앙이니까. 저자를 통해 고뇌하는 지성을 본다. 그리고 인간이 나아가야 할 영원한 길을 본다. 우리 모두의 궁극적인 길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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