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목요일마다 우리를 죽인다 - 증오 대신 사랑을, 절망 대신 희망을 선택한 한 사형수 이야기
앤서니 레이 힌턴 지음, 이은숙 옮김 / 혜윰터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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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나라에서는 검찰 개혁이 가장 핫한 뉴스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인종차별이 여전히 모든 분야에서 대두되는 것 같다. 아마 이 문제는 세월이 많이 흐르고 개선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한 것 같다. 그 대표적인 피해자 한 사람이 책을 내놓았다. 아무런 죄도 없이 사형을 언도받고 오랜 법정투쟁을 통해 30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저자가 그간의 과정을 상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마치 아무런 죄도 없이 죽은 예수를 묘사하듯이 자신을 그려 놓아 조금은 거부감이 있지만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자들을 향해 냉혈인간처럼 아주 차분하게 그들의 잘못을 지적하면서도 그들을 미워하지 않는다고 오히려 그들을 불쌍히 여긴다고 최후 진술을 통해 말하고 있다.

 

마치 각본을 짜듯이 처음부터 범인을 정해 놓고 수사를 하는 그들의 모습이 너무 악랄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런 증거도 없이 어떻게 사형을 선고할 수 있는 지 마치 우리에게 암울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는 군사재판의 떠올랐다. 고 김대중 대통령을 내란음모로 몰아 죽이려고 했다가 미국의 압력으로 무기징역으로 감형했던 그 때의 우리 모습이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다니 믿어지지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어머니의 변함없는 사랑과 두 살 어리지만 동고동락하며 친구로 지냈던 레스터 베일리라는 소꿉친구의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면회를 와 준 그 우정으로 그는 이 모든 과정을 극복한다. 물론 그 밑바닥에는 기독교 신앙이 견고하게 놓여 있지만 그의 주위에서는 이 두 사람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그 혹독한 인종차별의 모습이 곳곳에 드러나 있고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아마도 우리는 상상할 수 없는 부당함이 단지 얼굴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발생하는 그 곳이 미국이라는 것이 또한 믿어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그 차별을 이기도록 도운 그 어머니의 냉철함 그리고 모성애는 읽는 이로 하여금 어머니의 사랑을 새삼 깊이 느끼게 한다. 철저한 자본주의 논리로 물든 법조계의 모습이 너무나 비참하다. 한 사람의 생명을 좌우할 수 있는 변론을 한 끼의 식사로 생각하는 변호사도 그렇고 아무런 증거도 없이 무고한 흑인 한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끝까지 사형시키고자 하는 검사의 모습도 너무나 충격적이다. 무엇보다 무능한 판사의 모습은 정의를 외치는 사법부의 초라한 단면을 보여준다.

 

우리의 검찰도 경찰도 그리고 판사들도 저와 비슷할까? 우리는 너무나 그들의 이중적인 모습들을 봤었다. 철저한 자본주의에 물든 그들의 모습을 더 이상 보지 않았으면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여전히 우리에게 돈은 권력이고 가장 강한 수단이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의지 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의 양심이고 그의 선택이다. 그 기준을 우리는 먼저 견고하게 세우고 지켜가야 할 것이다. 인간의 생각은 몸을 지배할 수 있음을 우리는 알기에 오늘도 희망을 가져본다. 저자의 눈물나라만큼 강한 마음과 의지가 감동적이다. 우리에게도 이런 사람들이 많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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