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역사인가 - 린 헌트, 역사 읽기의 기술
린 헌트 지음, 박홍경 옮김 / 프롬북스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같은 사건을 누가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처럼 역사의 기술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우리의 암울했던 역사를 바라보는 우리와 일본의 눈이 다르다. 그들이 저지른 행위들을 정당하다고 최소한 우리의 자발적인 행동이었다고 주장하는 그들의 말이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지만 인간이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하는 지경에 이르면 인간 자체에 대한 환멸을 느끼게 된다. 외국인, 저자인 미국인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는 서로 자기주장만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자기편에 유리한 내용만 부각시켜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럴지도 모른다. 우리는 피해자고 우리가 당한 것만 더 깊이, 강하게 주장할 수 있으리라. 저자가 우리의 아픔과 고통을 알 리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객관적인 수치나 증거로 해결될 문제 자체가 아니다. 그들의 진심어린 사과와 돌이킴이 있어야 한다.

 

저자는 역사는 증거들 곧 사료들을 통해 새롭게 증명되고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전혀 다른 진실이 전해진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진실은 항상 변할 수 있고 또 더 왜곡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조작된 주장이나 자료들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러 이념들에 많은 이들이 고통당하고 있고 또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있다. 특히 요즘은 진보와 보수 뿐 만 아니라 좌익과 우익으로 구분하고 잔인할 정도로 서로를 미워하고 있다. 세상은 이념 논쟁이 거의 끝나갈 시점이지만 우리는 아직도 활활 타오르고 있다. 이것이 극단으로 치달을 때의 고통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많은 이들이 소위 빨갱이라는 이름으로 생명을 잃었다.

 

우리가 좀 더 현명하다면 역사 이면의 것들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역사 교과서가 바뀌는 이런 현상을 우리는 익숙하게 본다. 저자는 각국의 역사를 살펴보며 어떻게 바뀌어 갈지 상상해 보고 있다. 문명의 발달은 서로 소통하는 방식도 다 바꾸어 놓았다. 지금은 글로벌 시대이기에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를 뿐 아니라 오늘의 적이 내일은 아군이 될 수도 있다. 아마도 서로를 존중하고 인정해 줄 때 새로운 아름다운 역사를 써 내려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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