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면의 역사 - 평평한 세계의 모든 것
B. W. 힉맨 지음, 박우정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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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의 대부분은 평면에서 이루어진다. 실제 살고 있는 곳은 공간이지만 이것을 우리가 이해하고 알아가도록 하는 것들은 대부분 평면이다.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안지가 불과 얼마 되지 않는다. 평평하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동양에서와 서양에서는 그 의미가 조금씩 다른 것 같다. 영어의 flatness 15세기에 처음 등장했다고 한다. 아마 인도유럽어족에서 파생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그 후에 나타난다. 물론 평면은 공간을 전제로 한다. 곧 평평함은 공간상에서의 존재를 의미한다. 우주가 빈 용기가 아니라 곡률이라는 것을 인정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비어 있다는 것은 경계가 없는 것이고 이는 특징이 없고 측정할 수도 없는 것으로 보지만 무 존재가 존재를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 평면이 말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인류의 발전을 평면을 향한 끝없는 갈망으로 보는 것 같다. 평평함의 대명사격인 불도저의 등장은 모든 것을 평평하게 하고자 하는 시도일까? 아무튼 불도저는 평평한 농장을 만들었고 인류는 식량의 부족에서 드디어 벗어났다. 아이러니하게도 평평한 운동장에 평평하지 않은 공이 굴러다닌다. 인류가 가지고 있는 것들 심지어 그림까지도, 사진까지도 나아가 음악까지도 평평함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렇다면 종말의 때에는 평평함이 사라질까? 해수면의 높이는 인류의 평평함을 끝낼까? 지구온난화와 원자력은 어떤가? 저자는 시공간을 넘어가며 평평함을 논한다. 아마 이것은 단지 현상을 나타낼 뿐 아니라 정신과 철학의 개념을 넘어서리라. 일본에서 등장한 초평면은 서양의 문화와 일본의 문화가 섞여 과거와 미래 그리고 현재가 혼합되어 있는 세계관을 표현하고 있다. 물론 이는 근대화와 이를 거슬리는 것들의 충돌에서 발생하는 이질적인 면들이다. 아마 평면은 콘크리트로 대변되고 이는 인류의 문명의 발전을 상징하지만 자연스러운 것은 이에 반한다. 그러므로 초평면은 물리적 속성이나 그의 부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직선성의 상실이라고 보고 있다.

 

인류는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한다. 그래서 기존의 것들을 갈아엎으려고 하고 이로 인해 부작용이 발생되기도 한다. 어쩌면 인간의 불완전한 이런 모습들이 충돌하는 과정이 자연스러운 것일 것이다. 환희와 불안은 어쩌면 우리에게 동시에 다가오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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