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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공무원 어쩌다 글쓰기 - 출퇴근길에서 만나는 노무현 대통령 막내 필사의 생각 모음
장훈 지음 / 젤리판다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공무원의 삶이 반복 그것도 주어진 것들을 위해 밤을 새우거나 억지로 끼워 맞추어야 하는 것들이 많아 쉽지 않다는 것은 어느 정도 알고 있다. 밖에서 볼 때는 안정적이고 아무 생각 없이 일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들만의 아픔과 고통이 있을 것이다. 늘공(늘 공무원의 줄임말. 공무원법상 정년이 보장된 공무원)과 어공(어쩌다 공무원의 줄임말. 별정직, 계약직, 임기직 등 필요에 따라 일정 기간 근무하는 공무원)이 있어 이들 가운데 또 다른 삶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마 우리나라 어디든지 이러한 문화가 있으리라.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있듯이 공무원들 가운데도 항상 그 가운데 있는 사람들과 필요에 따라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아마 이들의 성향도 다른 것 같다. 그리고 저자에 따르면 어공이 갖고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외부에서 제 삼자의 입장에서 볼 수 있고, 이를 통해 보다 창의적인 생각들이나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고 한다. 저자의 성향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저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막내 필사였다고 스스로 말하고 있다.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위해 공부하다가 자신의 공부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대선가운데 뛰어 들어 연설문을 도왔고 기적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어 대통령 연설문을 돕는 자리까지 가게 되고 5년 동안 그 일을 했다고 한다. 그 뒤 충남에서도 근무하고 지금은 인천에서 근무한다고 한다. 그가 출퇴근하면서 한 자 한 자 써내려간 글 들을 모아 한 권의 책이 되었다고 한다. 그의 글을 추천하는 이들이 많다. 그가 맺은 인연들일 것이다. 그의 글들은 일상의 내용들이고 그가 만나고 접했던 것들을 담담히 써 내려가고 있다. 그의 글을 읽다 보면 차분히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지금과는 많이 다른 고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이 많이 떠오른다. 당시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되고 현실을 생각하게 된다.
글과 말이 많이 다른가 보다. 연설문은 구어체로 해야 하기에 말과 비슷할 것 같은데 그건 아닌가 보다. 그의 뇌리에 남아 있는 글에 대한 노 대통령의 생각이 있다. ‘글이란 작고 디테일한 것에 대한 관찰과 거시적인 것에 대한 통찰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가 느끼는 관찰과 통찰 그리고 성찰에 대해서 그가 한마디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사랑이 있다고. 그리고 장하준 의 글 중에 그의 머리에 강하게 남아 있는 ‘ 이 책을 읽는 법’이란 글도 인상 깊다. ‘시간이 10분 있다면~. 한 두 시간이 있다면~. 반나절이 있다면~. 그리고 이 책을 모두 읽을 시간과 인내심이 있다면 : 부디 그렇게 해 주길 부탁드린다.’
이 외에도 공직 사회에서 부딪히는 삶 그리고 현재의 삶들도 들어 있다. 특별한 문제들이 아니라 일상의 문제들 가운데 조근 조근 설명해 주는 옆집 아저씨처럼, 어릴 적 이런 저런 이야기로 함께 해 주셨던 외할머니를 떠올리며 조용히 글을 읽는다. 삶이 조금은 쉬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