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삶에 지치고 힘들 때 이 글을 읽어라
윤태진 지음 / 다연 / 201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글은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힘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분노와 반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저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비교적 존경받는 의사이며 교수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다. 그가 가장 사랑하는 아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무척 궁금하기도 하고 어쩌면 이 시대 우리나라 지성인들과 상류층의 생각이 그대로 전달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갖고 접한 글이다.

 

프롤로그를 보면 그는 자수성가한 사람인 것 같다. 풀리지 않은 문제를 안고 아버지의 무덤에 가 한 없이 울고 해질 때 내려왔다고 하는데 그런 슬픔과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자 이런 글을 썼다고 한다. 아버지가 닦아 놓은 길을 아들에게 가도록 하고자 하는 부성애가 묻어 나오는 대목이다. 이것은 우리의 모든 아버지의 바램 일 것이다.

 

그의 글들은 대부분 세상에서 살아남고 성공할 수 있는 처세술들이다. 이런 종류의 대부분의 글들에서 볼 수 있는 남에게 공손하게 대해라. 모르는 사람에게 약점을 노출시키지 마라. 그리고 맨 앞에 서지 말고 2등을 하다가 마지막 지점에서 온 힘을 다해 따라 잡아라.(아마 이것은 쉽게 1등을 하는 법인 것 같다.) 시험을 잘 봐라 특히 수능은 결혼과 함께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이므로 모든 힘을 다해서 잘 봐 소위 말하는 일류 대학에 들어가야 한다. 놀 때는 확실히 놀고 공부할 때는 온전히 집중하라. 절대 포기하지 마라 등의 말들이 적혀 있다. 물론 저자는 현실을 아주 냉철하게 보도록 말하고 있기도 하다. 세상은 불공평하고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지 못한다. 불쌍한 사람들을 돕지 마라. 그들은 짐이 될 것이고 감사보다 새로운 짐을 덜어 주지 않는다고 비난만 가져다 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실리와 체면 중 실리를 챙기라고 말하고 인생의 한 방을 놓치지 말라 고 조언한다.

 

특별한 것들도 있다. 수학을 열심히 공부하라고 한다. 인생의 긴 여정에서 적어도 삼분의 일은 가볍게 만들어 줄 거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수학은 그 사고 뿐 아니라 그 풀이까지도 인생에 여러 가지로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모든 것을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는 논리력을 가져다준다고 말한다. 세상의 모든 것을 수학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라고 하면서 이를 통해 이미 세상의 많은 답을 알게 될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하고 있다. 어쩌면 그는 학문에 있어서 그리고 인간의 기술에 있어서 수학이라는 것이 바탕이 되고 논리적인 사고의 틀을 가져다준다고 굳게 믿고 있고 그렇게 살아온 것 같다. 또한 소셜미디어에 빠지지 말고 아예 하지 마라 고 강조하고 있다. 인정받고자 하는 자들의 글이고 대부분 과장된 글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친구는 두 명만 사귀라고 말한다. 한 명은 아쉽고 3명은 버거 울 거라고 말한다.

 

이 시대에 성공한다는 것은 마늘 구멍에 들어가는 것만큼 어렵다. 저자는 성공한 행운아다. 그가 이런 자리를 아들에게 물려주고자 하는 것도 인지상정이고 아버지로서 당연한 생각이리라. 그런데 부와 성공을 오로지 개인의 영광을 위해서 쓰는 것은 아니었으면 한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국가나 사회에서 얻은 부와 명예를 많은 이들에게 돌리는 풍토와 문화를 만들어 갔으면 한다. 자면서도 돈을 벌 궁리를 해야 하는 월급쟁이라고 저자가 자기 자신을 표현할 수 도 있겠지만 의사이며 대학 교수인 저자를 바라보는 우리의 서민들은 수긍하기 힘들다. 그런 위치라면 적어도 생각하는 것이 달라야 하지 않나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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