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 일상에서 이렇게 쓸모 있을 줄이야 - 신발 끈을 매다 수학이 생각났다
클라라 그리마 지음, 배유선 옮김 / 하이픈 / 201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가 생각하는 수학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학을 가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공식을 암기하고, 시험을 잘 보기 위한 스킬을 길러야 하는 따분하고, 더 나아가 대학에 들어간 후에는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과목이다. 물론 수학이란 과목 자체가 기본적인 공식들을 암기해야 하는 것이고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루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어느 정도 이러한 것들을 이해하면 조금씩 아는 것들이 쌓여가고 이것들이 하나의 연결고리가 되어 급격히 실력이 상승하는 과목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진실한 과목, 배신하지 않는 과목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거기까지, 모래 속에 물이 스며드는 과정까지 인내하는 것이 필요하다.

저자는 일상에서 발견한 수학의 쓰임을 적고 있다. 물론 이 과정도 그렇게 만만하지는 않다. 어쩌면 저자처럼 조금은 게으른, 느긋한 그러나 포기하지 않는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호기심과 탐구심을 갖고 있다면 새로운 규칙을 발견하는 기쁨을 맛볼 수 있으리라. 피카소의 그림에 나타나 있는 규칙들은 언뜻 보면 단순한 것 같지만 고도의 집중력과 탐구심을 갖지 않으면 알 수 없듯이 말이다. 아주 사소한 것들이지만 화장실에서 남녀가 변기의 뚜껑을 들어 올리고 내리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에너지를 비교하기도 하고 풍선 공예에 담긴 한 붓 그리기에 대한 설명과 해석이 곁들여져 있다.

저자의 표현이나 예화가 일상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실과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에게는 그럴만한 여유와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바쁘다. 돈을 벌기 위해, 대학을 가기 위해, 더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우리는 오늘을 다 소비한다. 그러나 내일을 위해서는 탐구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좀 더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찌 보면 수학은 부지런한 자들에게는 사치요 낭비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좀 더 복잡한 것들이 얽혀있고 이것들을 이해하고 풀어가는 데 수학은 많은 도움을 준다. 생각하는 것 뿐 만이 아니라 실제 삶에서도 우리에게 좀 더 풍요로운 삶을 제공해 준다. 저자의 삶에서 아이들과 부딪치면서 수학을 체험해 가는 것이 아름답다. 우리에게도 이런 여유와 풍요로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