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 아버지가 아들 딸에게 보내는 편지
김동철 지음 / 메이트북스 / 2018년 9월
평점 :
품절


10대 자녀를 둔 부모는 항상 좌불안석이다. 당장 눈앞에 다가온 자녀들의 시험도 걱정이고 어디로 뛸지 모르는 그들의 마음도 마음에 걸린다. 너무 자주 바뀌는 입시 준비는 거기에 돌을 하나 더 얹어 놓는 잔인한 짓이다. 저자는 심리학을 전공한 전문가다. 그도 10대를 둔 자녀다. 그가 겪는 아픔은 없을까? 그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10대들과 그 부모들과 이 어려움을 나누고자, 덜어주고자 이 책을 내 놓은 것 같다.

너무도 잔잔하리만큼 그는 부드러운 말로 자녀와 대화한다. 그것도 글로 한다. 아마 얼굴을 보기 힘들어서 그렇겠지만. 아니면 감정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 한 번 더 생각하기 위해 글로 써서 전달하는 지도 모르겠다. 서로 한 발짝씩 뒤로 물러서면 상대방이 보이고 이해의 폭이 생길 것이고 한 층 마음도 누그러지는 것 같다. 서로 바쁘기 때문에 밥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거의 없고 얼굴도 주말이나 잠깐 볼까 말까 하는 정도이기에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리라. 부모의 어린 시절과 너무도 다른 환경이기에 부모의 경험을 일방적으로 대입시키기도 무리다. 그렇지만 대입 시험 준비의 어려움은 과거나 현재나 미래나 동일하기에 공통분모가 될 수 있다. 어떻게 하기 싫은, 아니면 꿈을 위해 얼마나 열정적으로 공부했는지 조언을 할 수 있으리라.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어떤 계기로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됐는지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한 가지 한 가지 조언을 할 때 마다 확실한 자료를 근거로 들어가며,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전달한다.

솔직히 우리 집은 소통부재라기 보다는 철저한 자기 관리가 부족해서 또는 열정이 아직 부족해서 다툰다. 식탁에 앉으면 1~2시간은 그냥 가기 때문에 쓸데없는 말을 줄이라고 책망하길 잘한다. 그런데 저자처럼 조근 조근하게 대화하며 서로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대화가 없으면 서로 오해가 생기고 감정이 쌓여 어느 날 폭발하여 서로 큰 상처를 받게 된다. 무엇보다 서로의 삶을 존중해주고 사랑으로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부모의 경험과 생각을 앞세우다 보면 넘지 못할 벽이 생기고, 지나치게 자녀 위주로 하다 보면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을 놓치기 쉽다. 인내와 사랑 그리고 존중이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는 기초가 되는 것 같다.

아주 냉철하리만큼 자녀 문제를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는 저자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전공의 힘 그리고 전문가의 힘이겠지만 감정적으로 말하지 않고 최대한 이성적으로 대하여야 함을 배우게 되었다. 10대 자녀를 둔 부모로서 많은 생각을 하며 책을 읽었다. 좀 더 편안하게 내일을 설계하며 대화할 수 있는 시대가 오기를 소망한다. 저자의 노고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10대들과 그 부모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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