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르면 좀 어때서 - 프로 게을리언이 던지는 '긍정적 게으름' 테크닉, 2018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 콘텐츠 선정작
변금주 지음 / 느낌이있는책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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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게으름에 대한 해석이 필요한 시점에 도달한 것 같다. 우리는 게으름을 악으로 규정했다. 그런데 그 게으름이 일하기 싫어서, 놀기만 하려고 해서, 속된 말로 농땡이 깔려고 한다고 해서 우리네는 아주 싫어했다. 그런데 시대가 바뀐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열심히 일만 한다고 해서 그것이 효율적인지 돌아볼 때도 됐다. 무엇보다 사람보다 일 중심이 되어 지나치게 일의 효율만 따지고 인간다움에는 소홀하지 않았는지 돌아 볼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저자는 게으름에 대한 예찬론자다. 왜 게으름이 유익한 지, 부지런한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게으름의 매력을 자세하게 나열하고 있다. 그런데 저자가 말하는 게으름을 자세히 살펴보면 단순히 일하기 싫어서, 무능하고, 무지해서 아무런 생각 없이 손을 놓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쉼, 여유, 그리고 좀 더 나은 방법을 찾아 나서고자 하는 적극적인 자세에서 나오는 게으름이다. 그가 말하는 좋은 게으름, 나쁜 게으름도 여기서 기인한다.

노동집약적인 삶에서는 단순히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인정받는 삶이었고 우리처럼 자원이 부족하고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 까지 일해야 했다. 이러한 결과로 우리가 이렇게나마 살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다. 창의력이 필요하고 뭔가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대다. 빌 게이츠가 말 한 것처럼 유능한 게으름뱅이가 필요한 시대다. 자기가 게으르다는 것을 알기에 그것을 대신해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유능한 게으름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우리는 해방 이후 유럽보다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특히 미국 장로교 선교사들의 영향을 받아 부지런한 하지 않고 게으름을 피우는 것은 악하다는 것이 우리의 유교사상과 맞아 떨어져 뿌리깊이 우리에게 심겨지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이제 환경이 바뀌어 열심히 일만 하는 개미가 아니라 열심히 노래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 열정적으로 쏟아 붇는 시대가 되었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너무 게으름을 자책하지 말고 돌아가기도 하고 때로는 멍 때리며 생각하는 시간도 가지며 여유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지혜일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가졌던 성취지향적인 사고와 밀레니엄 세대들이 갖고 있는 자아실현에 대한 사고의 충돌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면 된다.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이 있다. 극단의 충돌이지만 공존해야 하는 것이 시대의 요구다.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는 것도 어쩌면 게을리언들이 잘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프로 게을리언이라고 말한다. 이들이 이끌어 가는 세대가 행복 가득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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