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소녀

인어 소녀 ㅣ Wow 그래픽노블
데이비드 위즈너 그림, 도나 조 나폴리 글,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18년 8월

그래픽노블이란 단어가 생소하지만 장점만 따지자면 만화의 재미와 소설의 감동, 예술성을 맛 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으로 접해 본 첫 작품이다. 물론 데이비드 위즈너라는 작가도 그래픽노블로 첫 작품이다. 인어 소녀. 상반신은 인간이고 하반신은 물고기인 우리가 알고 있는 인어다. 그런데 실상 그는 만들어진 인어다. 한 사람의 탐욕으로 인해 부모를 잃은 간난아이가 문어와 함께 자라면서 인어로 변해 버렸다. 그에 의해서 조작된 삶을 살아가는 그에게 나타난 한 소녀는 지금까지 유일한 세상 통로였던 망상가 넵툰에게서 벗어나게 해 준다. 그의 거짓된 모습과 위선으로 인해 잃어 버렸던 자신을 유일한 친구였던 문어의 도움을 받아 찾아가는 과정으로 결말을 내린다.

글은 도나 조 나폴리라는 언어학자 겸 작가가 썼는데 그도 역시 그래픽노블에서는 첫 작품이다. 짧은 글이지만 어른 동화로 아이들에게는 신화와 현실을 오가는 마법 같은 이야기로 재미와 감동을 준다.

만화는 재미를 추구하기에 그림이 비현실적인데 반해 그래픽노블에 나오는 그림은 현실적인 면이 많아 그림에 나오는 모습과 글에 나오는 내용을 같이 대입해 보면 묘한 느낌을 가져다준다. 그림을 통해서도 생각하게 하고 잠깐 머물다 가도록 한다. 그림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실제적으로 느끼는 감정을 많이 전달하려고 했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어찌 보면 아름다운 그림과 정성스럽게 써 내려가는 글을 동시에 감상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지만 너무 고급스러운 책읽기랄까, 너무 쉽게 보물을 찾으려고 하는 현대인들의 얄팍한 생각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고 이것도 하나의 세상 돌아가는 길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저자 데이비드 위즈너는 생생한 그림을 위해 실제로 대역을 통해 물속에 여러 번 들어갔다 나왔다 반복하도록 했다고 한다. 각각의 등장인물들을 통해 그림을 완성해 나간 저자의 노고가 묻어난 역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새로운 도전은 항상 여러 어려움에 부딪치지만 이를 이겨나가는 기쁨도 또한 맛보는 가 봅니다. 모험을 마친 두 작가에게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