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만나도 당당한 사람의 비밀 - 관계에 서툴러 쉽게 상처받는 사람들을 위한 소통회복 심리학
앤디 몰린스키 지음, 임가영 옮김 / 홍익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저자를 비롯한 내성적인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안전지대에서 빠져나와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사람이 될 수는 없다. 이것은 많은 처세론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단지 마음먹기 문제만은 아니고 지금까지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습관이나 가치관, 자아 등이 장애물로 작용하여 지속적인 연습과 배우는 자세 그리고 강한 실험정신과 도전정신과 더불어 사회적 환경 곧 돕는 이들이 있어야 실현 가능하다. 저자가 현장에서 변화된 많은 이들을 통해 직접 관찰한 것이라 많은 이론가들이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누구나 실현 가능한 대안들을 제공한다. 물론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아픔과 시련을 당하지만 무엇보다 본인이 변화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깊은 애정이 있을 때 조금씩 변화하고 반드시 안전지대에서 벗어나 새로운 개척지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저자는 강하게 주장한다.

본문 중에서 저자가 인용한 키에르 케고르의 말이 인상적이다.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 지를 분명하게 세우는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나 자신이 누구인지 분명하게 파악하는 것이며 세상이 내가 어떤 일을 하기를 바라는 지 아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무엇을 위해 살고, 무엇을 위해 죽어야 하는 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다.”(p.87) 저자가 인용하고자 했던 것은 분명한 자기 확신을 가져야 한다는 것인 것 같다. 그런데 난관을 헤치고 갈 수 있는 힘은 소명과 이 소명의 확실한 근거라고 생각한다. 키에르 케고르는 이것을 창조주(신)인 하나님에게서 찾았고 그가 나를 분명히 지지해 준다는 확신을 전제로 하고 있다. 세상이 요구하는 나와 나의 의지가 결합될 때 아름다운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이 말처럼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대로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저자는 또 뮤지컬 <왕과 나> 중 여자 주인공이 아들을 안심시키는 대목을 인용하고 있다. “두려운 생각이 들 때마다 엄마는 고개를 꼿꼿이 든 채 행복한 리듬의 휘파람을 분단다. 내가 두려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르게 말이야. 이 속임수는 참 이상하기도 하지. 내가 두려워하는 사람들 뿐 만 아니라 나까지도 속아 넘어가게 하거든”(p.103) 행동습관을 바꾸기 위한 과정을 설명하면서 저자가 보디랭귀지를 강조하면서 인용한 글이다. 이러한 작은 행동들이 때로는 큰 반향을 일으킨다. 이것을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지만 인간의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을 압도하는 한 과정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구체적인 행동지침들도 제공한다. 이 가운데 '맞춤화(customization)'란 단어를 사용한다. 곧 자신의 행동을 현 상황에 맞게 잘 다듬어 사용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화를 하는데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말하는 것은 적성에 맞지 않아 죽을 것 같이 힘든 경우 좀 부드럽지만 분명하게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말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좋은 생각이네요.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시지요.” 또한 가식적인 칭찬을 하는 것이 너무 힘든 경우는 “덕분에 고객이 굉장히 기뻐하더군요.” 이렇게 중립적인 입장이 되어 말하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앞서 언급한 적절한 보디랭귀지도 상대방에게 주는 효과가 크다. 힘 있게 걷는 다든지 때로는 당당하게 문을 열고 닫는 것과 말 할 때 당당하게 서서 말하거나 의자나 책상에 손을 얹는 행동들도 상대방에게 적극적인 모습으로 보인다. 이 외에 타이밍과 소품을 활용하는 것과 상황에 잘 맞추는 것도 언급하지만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이 부담스러운 상황을 극복하겠다는 본인의 강한 의지다. 이런 마음 준비가 되어 있다면 어떤 상황도 이기고 만족스런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대학과 기업에서 강의하면서 내 놓은 자료들이라 현장감 있고 깊이가 느껴진다. 특히 경력이 짧고 단절된 경험이 있어 자신감이 낮은 이들에게 저자는 강한 자신감과 함께 일에 대한 강한 애정이 이러한 것들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들을 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여러 예를 들어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분명한 소명의식과 철저한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한 직업관, 일에 강한 애정을 갖고 현실의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는 성실한 이들이 이 땅에 많아져 행복한 곳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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