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 푸 - 디즈니 애니메이션 <곰돌이 푸> 원작 에프 클래식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전하림 옮김 / F(에프)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곰돌이 푸, 아니 위니 더 푸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 아무튼 그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가 아들을 위해 지은 동화 같은 이야기들이 10편 소개되고 있다. 그의 아들이 가지고 놀던 인형들을 소재로 해서 만들어진 것 같은데 각종 동물들을 통해 인간의 심성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다. 사람은 그를 볼 때 마다 멍청한 녀석이라고 말하지만 그런 그가 어느 순간 똑똑해진다. 느리지만 조금씩 자기 자신을 깨달아 가는 그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어쩌면 지극히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인간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가 나중에 인간이 감탄할 정도로 놀라운 기발한 생각들을 해 내는 것을 보면 저자는 인간이 이렇게 깨달아가는 존재이며 발전하는 것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의 이름은 하나가 아니라 두 개, 아니 수없이 많은지도 모른다. 곰돌이 푸, 위니 더 푸, 피친(피글렛의 친구), 토동(토끼의 친구), 극발자(극을 발견한 자), 이위자(이요르를 위로한 자), 이꼬자(이요르의 꼬리를 찾아준 자) 등이 그의 이름일 것이다.

꿀을 따기 위한 그의 집요한 행동들 그리고 그의 어리석음을 알지만 여러 모양으로 그를 도와주는 친구들. 이러한 행동들이 모여 추억이 되고 성장하고 서로를 알아가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엉뚱하지만 악의가 없고 단순하여 몸으로 부딪쳐 깨달아 가는 곰돌이의 모습이 아이들은 너무 귀엽다고 말한다. 그러나 어른들이 볼 때는 너무 어리석고 지혜롭지 못한 곰이다. 그러나 어쩌면 무조건 이것이 옳고 효율적이기 때문에 이렇게 해야 한다고 일방적인 가르침을 받고 살아가는 것보다 때로는 부딪쳐가며 깨달아가는 것이 더 현명한지도 모른다. 주입식 교육은 한계가 있고 어느 순간에 가면 벽에 부딪치는 것 같다. 문제가 많고 너무 빨리 변화해 가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한 번쯤 멍 때리며 곰돌이 푸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필요하리라.

꿀을 따기 위한 곰돌이의 긴 여정이 우리의 인생이지 않을까? 때로는 나무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풍선을 타고 올라갔다가 놀라기도 하고 풍랑을 만나 위험에 처하기도 하고 이러한 역경들이 우리의 인생을 더욱 풍요롭고 맛깔나게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아이들과 더불어 한 바탕 웃을 수 있는 아름다운 책이다. 저자의 섬세한 관찰과 인간에 대한 통찰력이 엿보여 읽는 내내 흐뭇했다. 아이들은 책보다 애니메이션으로 더 잘 알고 있는데 책으로 읽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