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하게 대화하라 - 통하려면
도리스 메르틴 지음, 박희라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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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말을 잘 하는 ‘능력’에 대한 환상을 나는 어려서부터 키워왔다. 나는 참 말을 못한다. 혹시라도 누구와 싸우기라도 한 날이면, 집에 돌아와 다 내뱉지 못한 말들에 대한 후회 때문에 밤늦게까지 아무것도 못할 때도 있고, 발표에 대한 공포증마저 있어, 발표라도 있는 날이면 불안한 마음에 집중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발표를 마치더라도 스스로를 자책하는 것으로 하루를 보내버리고 만다. 언젠가부터 자기계발서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말, 설득에 관련된 책이 나오면, 나오는 책들 모두를 다 접해보지는 못하더라도 관심을 갖고 보는 편이다. 그리고 이 책 <通!하려면 똑똑하게 대화하라> 역시 내 관심 속에 들어와 많은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저자 도리스 메르틴은 독일 사람이다. 그래서 상당부분의 언어 설명이 독일어를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물론, 번역하는 과정에서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것이 큰 장애가 되지는 않았다. 내 입장에서는 그녀가 독일 최고의 ‘대화 전문가’라는 말이 참 경이롭게 들렸다. 그녀의 저서들 중, 특히 실용적인 커뮤니케이션에 관련된 서적들은 세계적으로 번역이 되어 이미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다고 한다. 이 책에도 역시 그녀의 독일인 특유의 소통에 대한 노하우가 요약되어 있었다.

  저자는 핵심적인 대화 기술을 크게 여덟 가지로 나누어 장을 구분한다. 또 저자는 각 장마다 셀프 체크 코너를 마련해 두어서, 독자가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의 대화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고, 어떤 부분을 보충해야 하는지를 체크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자신이 주장하는 대화 법칙들을 뒷받침하기 위해, 유명한 심리학자들의 말을 인용하기도 하고, 뚜렷한 결과가 나타난 조사들을 끌어와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단지 올바른 대화에 대한 설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적절한 예를 제시해서 모범을 보여주어, 이해하는 데 보다 도움이 되었다. 또 잘못된 대화의 사례들도 나열하면서, 어느 부분이 어떻게 잘못되었는지도 하나하나 짚어주는 친절함도 보여주었다. 이렇게 대화 속에서 적절함과 그렇지 않음을 분석함으로써 저자는 거기에서 대화의 법칙을 도출하고 있다.




  각각의 장은 유쾌하게 대화를 시작하라. 경청은 성공적인 대화를 위한 제 1법칙이다. 자신의 이미지를 연출하라. 에둘러 말하지 말고 확실하게 표현하라. 당당하게 ‘나’를 표현하라. 비즈니스와 연애, 대화로 승부하라. 프레젠테이션처럼 말하라. 스토리로 말하라. 를 제목으로 하고 있다. 사람도 첫인상이 중요하듯이 대화에서도 그 시작이 참 중요하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도 처음으로 다루는 것이 바로 대화의 시작이었다. 대화의 시작을 어떻게 끌어내느냐에 따라 그 대화가 지속적이고 친밀하게 유지될지, 아니면 그냥 뚝 끊겨 버릴지가 결정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효과적인 대화의 시작 방법을 유쾌하게 시작해야 하는 것으로 정리한다. 질문을 던지더라도 열린 질문을 하는 것이 닫힌 질문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다. 예를 들면, “휴가 계획은 세우셨나요?”보다는 “휴가 계획이 어떻게 되세요?”라는 질문을 함으로써, ‘예/아니오’의 대답보다 긴 것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말을 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듣는 자세이다. 공손한 자세로 공감한다는 표시를 하며 들어준다면, 상대방은 청자에게 더 호의적인 감정을 갖게 될 것이 분명하다. 듣는 중간 중간, 잘 듣고 있음을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는 한 마디씩을 던져도 좋을 것이다.

  이 외에도 저자는 보다 효과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고, 전달하려는 내용을 보다 쉽게, 그러면서도 효율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대로만 하면 나도 대화의 ‘왕’이 될 수 있을 것만 같은 용기가 생기기도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그렇게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SMART TALK-

   Sympathisch (호의적으로)

   Münelos (힘들지 않게)

   Authentisch (진실하게)

   Redegewandt (유창하게)

   Taktvol (사려 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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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의 우주를 여는 비밀 열쇠 조지의 우주 시리즈 1
루시 호킹. 스티븐 호킹 지음, 김혜원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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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초의 한국 우주인이 나오면서, 그동안은 공상 속에서나 그려봤던 우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얼마 전에 <우주비행, 골드핀을 향한 도전>도 정말 감동적으로 읽은 기억이 난다. 그 책이 우주인으로서의 경험을 주로 다룬 책이라면, <조지의 우주를 여는 비밀열쇠>는 말 그대로 우주를 열어주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스티븐 호킹과 그의 딸 루시 호킹이다. 스티븐 호킹은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진 과학자다. 21세에 루게릭 병으로 시한부 2년을 선고받았지만, 움직일 수 있는 손가락 2개와 뛰어난 머리를 이용해서 세계 최고의 우주 물리학자가 되었다. 2년을 좌절보다는 희망으로 다진 결과가 40년 이상의 위대한 인생이 된 것 같다.

 이 책은 스티븐 호킹이 손자들을 위해 쓴 책으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과학책이다. 과학이라는 것이, 자칫 어렸을 때 어렵게 느끼고 흥미를 잃게 되면, 중고등학교에서 부진한 성적을 면치 못하게 된다. 내 경우가 그랬다. 아직도 어렸을 때 과학에 좀 더 흥미를 갖지 못했던 것을 아쉬워하곤 한다. 이미 초등학생이라는 딱지를 오래전에 뗀 나지만 <조지의 우주를 여는 비밀열쇠>를 읽으면서 잠시나마 초등학생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유치하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한 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스티븐 호킹은, 초등학생들을 위해 우주라는 무한한 공간을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함께 엮어서 즐겁게 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지구와 달, 행성과 블랙홀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이 책의 주인공 조지는 환경운동가 부모 밑에서 자라 텔레비전, 컴퓨터, 핸드폰도 접하지 못한 채 자라왔다. 항상 과학적인 호기심으로 충만해 있었지만, 가정의 환경 탓에 그것들을 분출하지 못한 채 생활하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옆집에 사는 애니를 만나면서 과학의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애니의 아빠가 바로 천재 과학자였기 때문이다. 말하는 슈퍼컴퓨터 ‘코스모스’를 발명한 애니의 아빠 덕분에 셋은 우주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과학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그리고 조지는 자신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과학을 통해 펼쳐나간다. 그러다 악당의 덫에 걸려 애니의 아빠가 함정에 빠지게 되고, 애니와 조지는 위험을 무릅쓰고 구출작전을 펼친다. 그러는 과정에서 조지의 부모님도 과학에 마음을 열고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된다.




 이 책에는 우주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환경오염에 대한 경고도 빠뜨리지 않고 드러나 있다. 과학 발전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환경 보전도 중요시해야 함을 놓치지 않았다. 어떤 초등학생이 읽더라도, 푹 빠져들 만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총 3권의 시리즈로 이루어졌고 아직 나머지 두 권은 출간 전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달과 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는다.

   이러한 천체들이 밤에 밝게 보이는 것은

   태양이 그것들을 비춰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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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 2008년 제4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백영옥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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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속에서 뭔가 꿈틀거리고 있음을 느꼈다. 앉은자리에서 끝까지 책을 읽은 게 정말 오랜만이었다. 사실 시험공부를 하다가 잠깐 머리 좀 식혀야지 하고 펼쳐든 책이었는데, 이 책을 뒤로 하고서는 도저히 집중이 될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쭉 읽어버렸다. 책을 다 읽은 지금 뭔가 아쉬운 마음이 든다. 그것은 더 읽을 수 없다는 데에서 오는 감정이었다. ‘섹스 앤 더 시티’처럼 매일매일, 아니 매일이 힘들다면 며칠 간격을 두더라도 연재되는 소설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은 서른한 살, (A) 패션지에서 8년째 근무하고 있는 이서정이다. 책의 서두에서 묘사되는 그녀의 직업은 다소 고되 보이기는 했지만, 정말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틀에 짜인 근무 생활이 아닌, 자유로운 -이걸 자유롭다고 느낀 내가 이상할지도 모르겠지만-, 삶을 살아가고 있는 영혼처럼 보였다. 웬만한 강단 없이는 버티기 힘든 패션계에서 그녀는 그녀만의 방법으로 생활해나가고 있었다. 그래서 아주 잠깐은 그녀를 동경하는 순간까지 만났다. 듣기만 해도 머릿속에 갖고 싶은 리스트가 순식간에 그려지는 수많은 명품 브랜드들과 현실적으로 언급되는 연예인 이름들은 책을 읽는 흥미를 더해주었다.

  패션지 8년차 기자가 그려가는 일상과 뜻밖의 사랑이 책 속에서 아름답게 어우러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것도 진부한 사랑과 과거의 트라우마까지도 말이다. 저자는 이 책을 ‘<화해>에 관한 성장소설’이라고 말했다. 요약하자면 과거와 현재의, 사치와 기부의 그것 등이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은 상당히 많은 현실을 반영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더 많은 환상을 그려주고 있었다. 55사이즈를 입고도 다이어트를 해야 하고, 빚을 내서라도 명품을 가져야 하는, 끊임없이 부풀어가는 소문에 항상 긴장해야 하는. 이 책은 읽는 내내 나를 정신없이 집중하게 만들었고, 읽고 난 후에는 내 감정 속에 젖어들게 만들었다. 진부하지만 낭만적으로 느껴지는 그녀의 사랑은, 따스한 봄날을 더욱 따스하게 만들어주었다.




  서른한 살의 그녀는, 아직도 성장 중이다. 꼬마였을 때, 언니를 잃은 성수대교에 대한 끔찍한 기억으로 아직까지 성수대교를 큰 소리의 음악 없이는 건너지 못하는 그녀는, 트라우마와 함께 과거에 묻어버렸던,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기억도 하나둘씩 꺼내어보게 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오해도 풀려가고 자라는 것이다. 과연, 사랑이 사람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보듬어주는 것일까? 의학적으로는 치료할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말이다. 아직 내가 책 속의 그녀와 동갑이 되기까지는 한참이 남았지만, 진행되는 이야기와 저자의 문체는 나이라는 갭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을 전혀 느낄 수 없게 만들었다.

 

  ‘1억 원의 고료’라는 충격적인 구문에 깜짝 놀라 ‘어디, 얼마나 잘 썼나, 읽어보자!’ 했던 마음은 그녀의 발랄하고 신선한 글에 묻혀 책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어째서......

   이다지도 쉽게,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오해하는 걸까.

   이 세상엔 지구 둘레만큼의 오해와

   한 줄도 안 되는 이해만 존재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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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매니지먼트 - 인간경영.감성경영을 넘어서는 21C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
제임스 오트리 지음, 권상술 옮김 / 열음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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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에 뒤쳐진 경영은 과거에 묻혀버리고 만다. 그리고 과거에 묻힌 경영으로는 조직 내의 사람들을 제대로 관리할 수 없다. 이 책은 시대에 뒤쳐진 경영을, 과거에 묻힌 경영을 시대에 맞게, 그리고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길을 열어주고 있었다. 아직 경영자로서의 경험을 해본 적은 없다. 그리고 이 책 한 권으로 경영에 대해서 완벽한 전달을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경영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마음가짐을 갖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저자, 제임스 오트리는 잡지 사업부의 사장이란 위치에서 은퇴하고, 작가이자 시인, 경영 컨설턴트, 강연자 등 다방면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10여 권의 책을 집필했고, 영향력 있는 경영자로서 알려져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경영을 색다르게 정의내리고 있다. 보통 알려진 기술, 'skill' 이라기보다는 삶의 의무인 소명, 'calling' 으로 경영을 받아들여야 함을 근간으로 서술해 나가고 있다. 즉, 경영을 하는 것을 시스템이나 구조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 유기적 과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자라고 하면, 어떤 조직의 가장 꼭대기에서 결정만 내리고 리더라는 명예와 자존심을 갖고 있는 존재라는, 꿈속의 로망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 잘못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는 일종의 권력으로 알아왔다. 그렇지만 경영은 권력이 아닌 권한이라는 것을, 그 미묘하고 작지만, 영향력은 판이한 차이점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경영에 대한 저자의 신념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저자는 자신의 경험담을 십분 활용했다. 경영직에 몸담았을 때의 여러 경험들은 성공했던 일화도 있었지만, 실패했던 경험 또한 많았다. 그런 실패를 통해 좀 더 발전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고 성공에로 한걸음씩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저자의 경험뿐만 아니라, 지인들의 일화, 혹은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사람들의 경험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경영에 도움이 될 법한 서적들을 소개해 주어 유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책을 읽으면서 새롭고 흥미롭게 느껴졌던 부분은 바로 저자의 ‘시’였다. 참 독특하고 재미있었다. 저자가 지은 시들의 제목은 『사업이 잘 안 된다』, 『세일즈맨을 해고하며』, 『관리자의 건강』 등 읽기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나는 것이었다. 물론 읽으면서는 웃음이 났지만, 그 안에는 저자의, 아니 시인의 심오한 뜻이 진지하게 담겨있었다. 우스우면서도 진지한, 짧은 운율 속에 많은 것이 담긴 시였다. 번역된 시를 읽으면서 과연 원문은 어땠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기도 했다.

 결국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구성원을 사랑하고 보살피는 것으로써 경영을 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딱딱하고 체계화되어있는 조직이라는 공간에서 인간적이고, 사랑이 넘치는 색다른 경영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상당히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삶이 기쁨인 주 f알고 잠들어 꿈을 꾸었다.

   잠에서 깨어보니 삶은 의무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일하러 나섰더니, 참으로 이상스럽게도

   의무가 기쁨이 될 수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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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톈, 중국인을 말하다
이중텐 지음, 박경숙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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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얼마 전에 <선부론>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중국에 대해 갖고 있던 잘못된 선입견을 바로잡을 수 있었고, 중국에 대한 관심도 이전보다 더 높아졌다. 그런 와중에, 다시 중국에 관한 이 책 <이중톈, 중국인을 말하다>를 접하게 되었다.

 저자 이중톈은 이미 <초한지 강의>나 <삼국지 강의> 등의 저서를 통해 중국의 베스트셀러 자리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유명세를 타고 있는 작가이다. 인문학 분야의 다양한 학문을 아우르며 연구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그의 넓고 깊은 연구의 결과는 이 책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었다.




 이 책은 크게 아홉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각각의 장에서는, 음식, 의복, 체면, 인정, 단위, 가정, 결혼과 연애, 우정, 한담을 주제로 하여 이들을 통해 중국과 중국인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었다. 이 책의 밑바탕에는 중국문화의 사상적 핵심인 단체의식이 깔려 있었다. 개인보다는 단체를, 조직을 중시하고 그 속에서 자신을 찾는 것이다. 서양의 그것인 개인의식과는 반대되는 것으로, 서양과 중국, 즉 동양과의 비교를 통해 서술해나가고 있다. 본격적으로 중국에 대해 서술하는 것에 앞서, 저자는 다른 나라. 미국이나 영국 등을 예로 들어 독자가 대륙별, 혹은 나라별 문화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한 뒤, 이를 다시 중국에 대입하고 있었다. 즉, 중국과 서양의 생활방식을 비교하면서 문화를 정리해주어, 한마디로 이렇다하기 어려운 ‘문화’라는 개념을 효과적으로 전달해주고 있다. 그리고 각 장에서는 뒷장에서 언급하는 소재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여 뒷부분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진행방식을 보여 흥미로웠다. 




중국인은 음식을 아주 중시한다.  농경 중심이었던 중국인은 음식을 구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어디서든 사냥으로 먹을 것을 구할 수 있는 유목민족과는 달리, 농경민족은 기후와 자연재해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항상 굶주림과 배고픔에 노출되어 있었다. 그런 것에서 기인하여 모든 것을 먹는 것과 연관시키는 ‘범식주의’ 경향이 있다. 음식은 생명의 근원이고, 최초의 음식은 어머니의 젖인 것이다. 최근에 잇달아 일어나는 일명 ‘먹거리 파동’이 떠올라 아이러니함을 느끼면서도 유심히 읽게 되었다.




중국인은 음식만큼 의복 또한 중시한다.  중국의 고사에서 치국이 종종 음식에 비유되었듯이, 방직으로도 묘사되곤 했다. 이는 ‘다스린다’라는 말을 뜻하는 치리(治理)가 원래 방직업상의 술어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국의 전통사회에서는 의복이 바로 신분을 결정했고, 신분 획득의 방법으로도 사용되었다.




중국의 인간관계, 사회생활 모두 체면에 따라 결정되고 만들어진다.  ‘죽어도 체면’이라는 말처럼, 중국의 고사에는 체면 때문에 죽음을 선택한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체면 역시 중국의 단체 의식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처럼 단체 의식은 중국 문화 전반에 두루두루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저자는 이렇게 단체의식을 기반으로 한 중국의 다양한 문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수많은 고사를 인용하고, 역사적 인물들의 일화를 예로 들어 설명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런데 그 양이 정말 어마어마해서 다시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개념과 문화들을 나타내는 많은 한자들을 하나하나 그 어원으로 돌아가 설명해주어서 새롭게 공부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고 덕분에 유익했다. 한자의 어원을 파악하는 것은 중국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가끔 한자의 겉 뜻과 쓰임이 일치하지 않아 혼란스러운 경우가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왜 그런지 알 수 있어서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더 많은 한자의 어원을 따라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인으로서, 자국의 문화와 자국인에 대해 객관적인 입장으로 서술하는 것이 아마 쉽지 않았을 텐데, 보다 사실적으로 묘사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이 보다 실용적으로 사용될 것 같지는 않지만, 중국의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는 데에는 무리가 없으리라고 본다. 또 한 번, 중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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