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비테의 자녀교육법 - 올바른 교육이념과 철학을 제시한 가정교육의 바이블
칼 비테 지음, 김락준 옮김 / 베이직북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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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에 비해서 점점 자녀교육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가끔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부모와 자녀 사이의 갈등이 문제화되어 소개될 때가 있는데, 자녀교육은 정말 쉽지 않아 보인다. 부모가, 그리고 자녀들이 아무리 각자 노력한다고 해도 자녀와 교감이 되지 않으면 제대로 된 가정교육이 불가능하다. 아직 제대로 된 자녀교육 관련 서적은 읽어본 적이 없지만, 개인적으로 별로 신뢰가 가지 않았다. 다들 각각의 방법이 있는데 자녀교육을 이론화해서 정해놓고 그대로 따른다고 가능할까? 부모가 의도한 대로 자녀들이 자라줄까? 그렇다면 모든 부모들은 이론서대로 자녀교육을 할 테고 그럼 모든 자녀들은 모두가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마땅한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니까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자녀교육법에 대한 인식 자체를 잘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어긋난 관점으로 자녀교육에 대한 이론을 그동안 바라봐왔던 것 같다.




  칼 비테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다. 1700년대와 1800년대를 산 사람이니까 오래전 시대의 사람이다. 그렇지만 그의 자녀교육법은 지금도 이렇게 운운되고 있을 만큼 뛰어나다. 무엇보다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이론에 그치지 않은 그의 실생활에 있었다. 칼 비테의 아들은 약한 미숙아로 태어났다. 당연히 남들보다는 뒤쳐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그만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아들을 교육시켰다. 그리고 그 결과는 실로 놀라웠다. 우선 9살이 되던 해에 6개 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했다. 그리고 10살이 되던 해에는 최연소로 라이프치히 대학에 입학했다. 13세에는 철학 박사 학위를, 16세에는 법학 박사 학위를 따는 놀라운 일들을 이루어냈다. 이 사실만으로도 칼 비테의 자녀교육법이 얼마나 탁월했는지를 충분히 증명할 수 있었다.

  칼 비테는 아들을 가르친 그 교육 방법을 토대로 이 책을 썼다. 그래서 책 속에는 그와 그의 아들에 대한 이야기가 참 많았다. 교육적이면서도 따뜻한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칼 비테는 자녀교육법을 단순히 아이를 지능적으로 훌륭하게 키우는 것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물론 지능적인 면에서의 올바른 성장도 중요하지만 심리적인 부분, 인격 형성에 대한 교육 또한 매우 중시했다. 여러 가지 사례들과 그의 아들에 관한 경험담을 통해 칼 비테는체계적이고 정확한 교육법을 제시하고 있었다.




  그가 특히 주목한 부분은 잠재력을 키워주는 것과 재능을 발견하는 것이었다. 잠재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키우기가 힘들다고 한다. 때문에 조기교육이라는 것이 그만큼 중요한 부분이다. 조기교육은 태어나는 날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그는 말하고 있었다. 이는 지능발달 시기와도 연결되어 있는데, 이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청력 훈련을 시작으로 시각 훈련, 그리고 관찰 능력의 향상까지, 아기가 태어난 지 15일이 되면서부터는 단어를 가르쳐야 된다고 주장한다. 생후 15개월도 아니고, 15일인 아이가 과연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까? 하고 의구심을 갖게 되었지만 그에 의하면 그 시기의 아기들에게는 그들만의 세상이 있어 그들만의 눈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고 듣는다고 한다.

  또 한 가지 그가 지켰던 것은, 절대 강압적으로 아이를 가르치려 들거나 주입식 교육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강압, 주입 등을 철저하게 비판했다. 그런 것은 절대 효율적이지 않다고 말이다. 아기가 스스로 배우기를 원하고 뭔가를 하기를 원할 때까지 칼 비테는 기다렸다. 물론 하염없이 기다리기만 했다는 것은 아니다. 아기가 배우려는 자세를 가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던 것이다. 바로 여기에 진정한 그의 자녀교육법이 숨겨져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호기심을 갖도록 만들어 주는 것 말이다. 이로 인해 그의 아들은 끊임없이 학습을 갈구하는 배우는 아이가 되어갈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칼 비테는 많은 교육법에 대해 언급했다. 분별력을 키워주어야 한다, 아이를 존중해주어야 한다, 꾸짖을 때는 항상 올바른 방법을 쓰되 절대 아이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된다. 칭찬의 수위를 수시로 조절해 아이가 자만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풍부한 감정을 키워주어라 하는 등의 교육법이 있었다. 




  아직 나는 자녀교육법을 실천해볼 나이는 아니지만, 언젠가 내게도 가정이 생기고 자녀가 생긴다면, 그 때 칼 비테를 떠올리고 싶다. 그렇다면 훌륭한 인격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이들을 도와줄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한창 어린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라면, 곧 태어날 아기를 기쁜 마음으로,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는 부모라면, 꼭 이 책을 읽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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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이 있는 침대
김경원 지음 / 문학의문학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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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드 와인 빛이 감도는 불그스름한 표지와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요즘은 ‘와인’이 ‘대세’다. 와인 전문가라고 하면 한 번쯤 더 돌아보게 되고, 일부러 공부를 하는 사람도 있다. 와인에 대한 상식이 많은 사람은 어디서나 환영을 받는다. 종종 식사에 곁들여 가볍게 마시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와인과 침대, 이상하리만치 잘 어울리는 단어처럼 느껴졌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와인이 있는 침대, 낭만적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기사를 쓰는 프리랜서 다현. 자신의 몸만을 원하는 유부남과의 의미 없는 만남을 반복하다 그에게 이별을 고한다. 어느 날 항공관제사라는 직업을 인터뷰하다가 연우를 만나게 되고, 처음부터 인연이었을까. 그들은 연인이 된다. ‘와인 전문가’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연우는 와인 매니아다. 오늘 같은 날은 이 와인, 당신과 함께 있을 때는 다른 와인, 지금 같은 기분을 느낄 때는 또 다른 와인을 마시고 추천해주는 연우에게 나, 다현은 자석의 반대 극처럼 끌리고 만다.

  시종일관 다현은 와인에 해박한 그, 연우를 자신의 ‘와인’이라 칭한다. 그리고 스스로를 와인과 찰떡궁합인 ‘치즈’라 여긴다. 와인과 치즈처럼 그 둘의 현실에서도 그런 결합을 이룰 수 있을까.

  

  ‘와인’과 ‘치즈’는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들이었다. 우선 나, 다현은 어려서 사촌 오빠로부터 성적인 상처를 입는다. 어렸을 때의 그 기억은 다현으로 하여금 극복할 수 없는 트라우마로 남아 불현듯 나타나곤 한다. 그리고 연우. 그에게는 배다른 여동생이 있었다. 이쯤 되면 짐작할 수도 있겠지만, 배다른 여동생과의 관계에서 그 역시 상처를 받은 영혼이었다. 그런 상처들은 연우가 자꾸만 현실에서 ‘도피’하게끔 만들어버린다. 어쩌면 연우는 상처를 잊기 위해 와인에 열중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아무튼 이렇게 상처를 담고 살아온 두 영혼은 서로를 감싸고 어루만지며 하나가 되어간다.

  다현은 오늘도 와인이 있는 침대 맡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다. 둘의 상처가 과연 서로에 의해 완치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더 이상의 기다림이 없는 사랑의 날들이 펼쳐지길 바라본다.




  이 책은 ‘성’에 대해서 상당히 개방적이었고 노골적이기도 했다. <와인이 있는 침대>라는 로맨틱한 제목을 보고 기대했던 바와는 조금 방향이 달라 기대치에 이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만 담고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했고 말이다. 솔직히 내게는 이건 좀 너무 소설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 혹은 내 주위에서도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은 상상으로도 들지 않았다.

  ‘와인’이 소개해주는 와인들은 하나같이 그 의미가 인상적이었다. 물론 책을 덮은 지금, 어느 하나 또렷하게 내 머릿속에 각인된 와인은 없지만, 문득 와인 한 잔 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날엔, <와인이 있는 침대>가 스쳐지나갈 것 같다.
















     여행이라는 것은 어쩌면 일종의 침수작용인지도 모른다.

     알게 모르게 천천히 마음을,

     그리고 영혼을 침식시키는 기억의 입자들.

     마치 흐르는 모래처럼 아주 천천히 흘러서

     우리들 영혼에 영양분을 공급하거나

     아니면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 불현듯 빛의 알맹이처럼

     추억이란 서랍 속에서 반짝거리는 보석이 되어 나타날지도 모른다.

     탄소가 엄청난 압력을 받은 뒤에 다이아몬드가 되어 나타나는 것처럼

     시간이라는 무게에 침적되어

     추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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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책마을을 가다 - 사랑하는 이와 함께 걷고 싶은 동네
정진국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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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도 ‘책마을’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영어마을’ 같은 경우야 여러 번 듣고 보고 했었지만, ‘책마을’이라는 단어는 생소하면서도 반갑게 느껴졌다. <유럽의 책마을을 가다>라는 책의 제목은 꼭 읽어보게끔 만들었고 충분히 그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과연 유럽의 풍경이 책 속에서 어떻게 펼쳐지고 있을까? 한 번도 보지 못한 책마을이란 곳은 어떻게 생겼을까? 마을이 온통 책으로 이루어져 있는 걸까? 책마을이 있는 나라마다 각각의 테마가 있어서 동화 속 마을처럼 꾸며져 있는 건 아닐까? 온갖 상상을 하며 책을 펼쳤다.

  이 책의 저자 정진국은 유럽의 곳곳을 누비며 24곳의 책마을을 ‘순례’했다. 책을 매개로 저자는 유럽의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교감을 나누었고 그 속에 동화되었다. 스위스의 책마을 두 곳, 프랑스에서의 책마을 여덟 곳, 벨기에에서 세 곳, 룩셈부르크와 네덜란드, 노르웨이와 스웨덴에서 각각 한 곳씩, 독일과 영국의 책마을 세 곳, 그리고 마지막 책마을이 있는 곳 아일랜드. 상상만 해도 아름다운 책마을 속으로 빠져들 법한 나라들이었다. 

  

  책마을 곳곳의 사진이 아름답게 담겨 있었다. 사진 속의 유럽은, 그리고 책마을은 평화로워 보였고 편안해보였다. 여유가 가득했고 북적대지 않는 한가함이 느껴져서 나도 덩달아 그런 마음으로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다. 책마을의 서점 이름 또한 신기했다. ‘술 취한 배’라든지 ‘소설 쓰고 있네’, ‘장화 신은 고양이’ 등 우리말로 풀이해보면 재미있는 이름들이 많았고 대시인들의 시에서 따온 이름들이 대부분이었다. 보통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슨 무슨 문고, 무슨 무슨 서점, 좀 더 부드럽다면 무슨 무슨 책방 정도인 우리나라의 서점들과는 좀 달라 새로웠고 왠지 친밀감이 느껴지는 것도 같았다. 유럽 농촌에서 책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인정 넘치고 한가한 책마을의 거리를 걷고 싶었다.  

  이 책 속의 책마을은 대부분 농촌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저자는 책마을이 농촌에 있다는 점을 특히 더 높게 평가했다. 농촌은 자연과 우리 인간의 삶이 한데 어우러진, 달리 돌이킬 수 없는 영원하고 아늑한 우리의 터전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저자는 독자로 하여금 유럽의 책 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러면서도 중간 중간에서 우리나라의 책 문화를 반대로 꼬집기도 했다. 불편한 마음도 들었지만 일리 있는 저자의 말에 나도 모르게 동조하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맞는 말이었다. 우리나라의 책 문화는 좀 더 정착되어야 할 것 같다. 고서를 잘 보존하고 조상들이 물려준 귀한 책들을 유럽의 서점들에서처럼 소중히 간직하고 지켜야할 것이다. 고서적을 찾아 헤매는 유럽의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그 마음을 배워야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뭔지는 알 수 없지만 조금은 부족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없지 않아 들었다. 어쩌면 내 욕심이 너무 과했는지도 모르겠다. 분명 유럽의 책마을은 아름다웠다. 그렇지만 책을 읽는다고 하기보다는 아름다운 사진들을 보며 가볍게 책장을 넘기게 되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가볍게 넘기는 책장 속에서 약간은 무거운 마음이 들기도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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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 미술의 비밀 -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의 해부학 연구
마르셀로 G.지 올리베이라 외 지음, 유영석 옮김 / 문학수첩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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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계의 천재라 불러도 손색없는 위대한 인물 미켈란젤로. 그의 미술에 과연 어떠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거지? 주제를 막론하고 ‘비밀’이라는 키워드에는 나도 모르게 솔깃하고 만다. 미술 쪽에 아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는데도 말이다. 미켈란젤로라는 이름과 유명한 몇몇 작품의 이름을 제외하면. 그런데도 ‘비밀’이라고 하니 나도 모르게 궁금한 마음이 샘솟듯이 피어난다.




  이 책을 만든 두 저자 질송 바헤토와 마르셀로 G. 지 올리베이라는 미켈란젤로의 작품 속에서 우연히 신기한 점을 발견해 냈다. 그리고 이에 관심을 갖고 집중적으로 연구를 시작했다. 신기한 것이라고 하면 인체 내부의 해부학적 구조가 미켈란젤로의 작품들 속에 형상화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뭔가 비밀스러운 어떤 것이 숨겨져 있는 것만 같았다. 그러고 보니 저자들은 의과 대학에서 학위를 받은 의학도들이었다. 역시 전문가들은 자신들의 분야에서 빛을 발하는 것일까.

아마 많은 사람들이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를 알고 있을 것이다. 두 저자는 이 그림에 주목한다. 천장화를 보고 있노라면 아름다우면서도 오묘한 신비로운 느낌에 감싸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실제가 아닌 사진을 통해서인데도 말이다. 이 그림은 크게 창세기구약의 장면들, 예언자와 무녀들, 그리스도의 조상들, 이렇게 네 그룹으로 나누어진다. 그리고 각 그룹 속에서 빛과 어둠의 분리 그림, 해와 달과 땅의 창조, 육지와 바다의 분리, 아담의 탄생, 이브의 탄생, 원죄, 노아의 제사, 대홍수, 술 취한 노아를 비롯하여 30여 가지 정도의 그림들이 저마다 아름다운 형상을 띠고 있다. 그리고 그 그림들 속에서 저자들은 아름다움에서 한 단계 뛰어넘어 인체 내부의 구조를 발견해 낸다. 그리고 하나하나 짚어가며 자세히, 그리고 꼼꼼하게 보여주고 책을 보고 있는 사람들을 이해시키고 있었다. 그 모든 근거들이 너무나 그럴듯하여 나는 이미 저자들의 주장을 믿고 있는 상태에 다다라 있었다. 뇌의 하단부의 형상을 하고 있다거나, 폐의 측면, 갈비뼈의 모양, 신장의 구조, 후두부, 심장, 어깨뼈, 갈비뼈, 턱관절 등 인체 각각의 해부학적인 모양들이 미켈란젤로의 그 천장화 속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저자의 설명을 읽으면서 그 때 그 때 증명하고 있는 그림들을 짚어가면서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이 이전부터 논란거리가 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워낙에 미술 쪽에는 아는 바가 없었던 터라 내게는 처음 접하는 일들이었고, 그래서 마치 UFO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저자들은 이 ‘천장화’에서 그치지 않았다. 미켈란젤로의 다른 작품인 ‘피에타’나 ‘모세’에서도 오른쪽 폐의 모습이나 팔 근육의 구조가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글과 사진을 통해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한두 가지 정도가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다고 하면 우연일 수도 있겠다고 여기고 넘어갔을 테지만, 이렇게 예외 없이 그의 작품 하나하나가 저자의 주장과 맞아떨어지고 있으니 이를 우연으로 보기는 힘들 것 같다. 그러면서도 저자는 말한다. 이는 아직 정확하게 입증되지 않은 그들의 주장에 그치지 않는다고. 과연 이를 정말 사실로 받아들여야 할까, 아니면 아직은 그저 가설로만, 저자들의 주장으로만 알고 있어야 하는 걸까.

  우선은 그 사실여부를 떠나서 색다른 시각을 느낄 수 있어서 새로웠고 신선했다. 어떤 사물이나 현상이든,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그 시각에 따라서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고 또 그냥 간과해버리기로 하면 그냥 거기에서 멈추어버리고 만다. 뭐든지 호기심을 갖고 새롭게 바라보는 노력, 그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가의 의식 속에는 상상력이 이성보다 위에 있다.

     바로 그 세계 속의 모든 것들이 우리를 매료시킨다.

     우리는 파사드,

     즉 대상의 겉모양이나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들뿐만 아니라

     그 내면의 것, 그 속에 숨겨진 것들 또한 분석하고 싶어 한다.

     근육, 핏줄, 내장 기관, 감춰진 내면의 에너지,

     생의 원천의 필연적인 폭발 같은 것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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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모드 - 목표달성이 쉬워지는 계속하는 기술
오오하시 에츠오 지음, 이광철 옮김 / 다산라이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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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계속모드’라는 제목, 처음 접했다. 뭘 뜻하는 말일까. 책의 서두에서 저자는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스스로 만든 핑계와 변명에 구속받지 않고, 계획한 일을 계속해나갈 수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었다. 아! 내게 필요한 책, 내가 읽어야할 책이구나!

  나는 정말 계획을 잘 세운다. 계획 세우는 데에만도 오랜 시간과 공을 들이는 편이라 완벽에 가까운 계획표를 만든다. 그렇게 계획을 세우고 나면 우선 처음 시작하기까지가 좀 오래 걸린다. 드디어 시작하고 실천에 옮기고 나면, 며칠은 정말 잘 해낸다. 그리고 얼마못가 계획은 열심히 세웠던 게 무색해질 정도로 흐지부지되고 만다. 이런 일들이 한 번, 두 번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반복되어 가니까 어쩔 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때도 있고, 혹시 오래 지속되기라도 하면 스스로가 기특해 죽을 지경임을 느낄 정도다. 이런 내게는 절실하게 계속모드가 필요하고 이를 유지해야 했다.




  아마 이런 사람이 나 뿐만은 아닌 것 같다. 저자가 알지도 못하는 나만을 위한 책을 쓰지는 않았을 테니까. 그런 점에서 약간의 위안이 되기도 했다. 이 책 <계속모드>의 저자 오오하시 에츠오는 결심만 하고서 실천에는 잘 옮기지 못하는 나를 포함한 사람들을 위해 집필을 했다. ‘계속모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을 습관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습관화’한다는 것은 스스로도 자각하지 못한 채 몸에 익혀져 예를 들면, 한국인이 한글을 쓰거나 구구단을 외울 수 있는 것처럼 자연스러워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몸에 베여 습관화되기까지는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새로운 습관을 들인다는 것은 현재의 편안한 습관을 부정한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리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자신에게 도전한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저자는 <계속모드>를 통해 ‘계속모드’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목표의 유형을 세 가지로 나누고, 이를 습관화하기까지 필요한 단계를 다섯 가지로 만들어 제시했다. 그리고 제대로 된 습관을 만들기 위해 시간과 의욕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곱 가지의 규칙을 나열했다. 마지막으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계속되는 기술’을 소개하고 비법을 체계적으로 전수해주고 있다. 저자는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각각에 알맞은 사례를 제시한다. 그리고 각 장이 끝날 때마다 퀴즈를 만들어서 내용을 잘 이해했는지 확인시켜주고 있다. 그 때 그 때 ‘음, 내가 저자의 말을 이해했군.’하고 넘어갈 수 있어서 좋았다.




  사람은 일단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다. 그래서 습관화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방해하는 감정이 생겨난다. 하나는 돌발 상황을 일컫는 예외, 그리고 불안감, 슬럼프가 있다. 오늘은 비가 오니까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상황을 토대로 스스로에게 변명하는 마음, 노력해도 안 되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 이겨내지 못할 것 같은 슬럼프가 그것들이다. 어쩜, 딱 나한테 해당되는 얘기였다. 저자가 콕콕 짚어내는 사례들은 마치 나를 향한 화살같이 느껴져서 뜨끔했다.




  목표의 세 가지 유형에는 계속 해야만 하는 일쌓이면 그 성과가 보이는 일, 그리고 마스터해야 하는 일이 있다. 헬스 같은 경우 계속 해야만 하는 일에 속하고, 다이어트 같은 것은 쌓이면 성과가 보이는 일이다. 시험이나 영어 회화 등이 마스터해야 하는 일에 속한다. 이제 목표를 습관화해야 한다.

  습관으로 만드는 다섯 단계는 이렇다. 첫째, 결심한다. 둘째, 시작한다. 셋째, 첫 번째 시련을 극복한다. 넷째, 매너리즘을 타파한다. 다섯째, 계속한다는 의식에서 벗어난다. 저자의 방식처럼 이렇게 단계화시키고 나니 단순해보이기도 하고 깔끔해 보여 실천에 옮기기 수월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시련을 극복하는 일, 쉽지 않고, 매너리즘을 타파하는 것 역시 어려운 일이다. 제일 필요한 일이 바로 완벽함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너무 완벽해지려고 하면 조금만 어긋난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된다. 그럼 계속모드는 커녕 바로 무너져 제자리걸음을 하게 된다. 완벽한 것은 좋지만 때로는 스스로를 좀 너그러이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한 것이다.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게, 융통성 있게 현실을 헤쳐 나갈 필요성이 있다.




  너무 멀리 목표를 잡으면 쉽게 지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눈에 띄는 성과를 보는 것도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멀리 잡아 놓은 목표도 필요하지만 그에 다다르기 위해 작은 목표를 몇 개씩 세워두고 조금씩 달성해나가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지치고 힘들 때면 스스로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는 것도 좋은 방법 중에 하나다. 나 자신에게 칭찬을 아끼지 말고 용기를 주고 상을 주는 것이다.

  ‘계속모드’를 쭉 이어나가기 위해 저자가 가르쳐 준 규칙을 메모해두고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놓아야겠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해낼 수 있다! 이제 나는 ‘계속모드’다!













     처음에는 내가 습관을 만들지만

     그 다음에는 습관이 나를 만든다.

                            - 존 드라이든,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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