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여행자
박준 지음 / 삼성출판사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사실 여행에세이는 처음읽는 장르인것 같다.

방콕이라는 나라에 산다는 것은 참으로 여유롭고 행복할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는 주로 커피를 마실수 있는 카페를 많이 소개하면서 그곳의 정겨움과 화려함 때로는 소박함으로 무장한 방콕을 보여준다.

 

어느 나라에나 있는 부유층, 방콕에도 하이쏘라는 부유층이 있단다. 우리가 결코 얕잡아 볼 수 없는 그곳의 집값과 럭셔리한 삶을 보면서 세상살이는 다 비슷하긴 한가보다 하는 생각도 들었다.

누구나 여행을 한곳이거나 특별하게 오래 있으면서 그곳에 애정이 생기면 자기스스로 그들을 변호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유럽에 오래 머문 사람은 유럽을, 미국에 오래머문 사람은 미국을 자기도 모르게 편애하는 경향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보지도 못하고, 겪지도 못하면서 가지고 있는 편견들이 있는데, 그건 바로 우리보다 못 산다고 생각하는 나라의 사람들을 전체적으로 다 무시하는 경향이다.

 

네델란드 사람이 태국 유학생을 '한마리 쥐' 정도로 취급해 버리듯 우리도 유럽 사람이나 미국 사람의 시선으로 동남아 사람을 바라본다. 마치 우리는 아시아 사람이 아닌 것처럼 아시아를 바라보는 것이다.  여행을 가서 무슨 일이 생기면 유독 동남아에서만 큰소리를 치고 가르치려 든다. 1950년 6월 25일 한국 전쟁이 발발하고 닷 새 후 태국은 쌀 4만톤을 지원해 주었다. 그때 태국은 한국이란 '가난한 나라'를 도와준 '부자나라'였다. p243

 

커피이야기가 계속되는 통에 나는 책을 읽다 말고 커피를 타서 옆에 놓았다.

꼭 그렇게 하고 읽어야만 맛이날것 처럼 책속의 커피향이 느껴지는 듯 해서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가 내 생계를 위협하는가 - 누가 진보를 죽였는가!
크리스 헤지스 지음, 노정태 옮김 / 프런티어 / 201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미국에서는 게이라고 말하는 것은 용납되어도 무신론자라고 말하거나, 이스라엘을 욕한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라는 말을 들었다.

우리나라의 진보주의자도 천안함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소리내어 말하지 못한다.

의심하면서, 진실이라고 믿고 눈을 가리는 문제들은 수도 없이 많다. 무엇을 위해서일까?

 

현상유지에 도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인 민주주의는, 현상유지를 위한 시스템으로 타락해버렸다. 기업과 산업화된 국가가 진지한 환경 개혁을 하도록, 제국주의적인 모험을 집어치우도록, 혹은 세계의 가난한 이들을 위한 인도적인 정책을 세우도록 밀어붙이는 데 처참하게 실패한 것은, 이처럼 권력이 새롭게 구성되었다는 사실을 직시하지 못한 것에서 비롯한다. -p337

 

이 책이 이 처럼 말한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보수와 진보에 대한 생각이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더 많이 생각하고 진지하게 고민하는 문제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는 사실이다.

이라크전이나 팔레스타인문제등에서 보는 전쟁에 대한 참상을 고발하는 뉴스를 우리는 본다. 전쟁이 나쁘다고, 원인이 무엇이든 전쟁으로 사태를 해결할 수 없노라고 말한다. 하지만 거기까지이다.

아프칸의 여성문제, 우리나라의 비정규직문제, 노인들의 빈곤문제등 그들이 말하지 않는 부분은 없을 정도로 많다. 그들이 이렇게 비참한 삶에 노이게 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또한 거기까지이다.

이책에서 말하듯 진보는 죽었다. 절대 선을 넘지 않는다.

선을 넘으면 그는 빨갱이 종북주의자가 된다. 진보는 결코 거기까지 나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슬퍼하고 있다는 사실하나만으로 진보가 될수는 없다.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과 지위에 눈이 멀어 결코 선을 넘어서려하지 않는한 진보는 죽었다.

 

대기업의 광고로 신문을 유지하는 신문사는 절대 기업의 도덕성을 지적하거나 바꾸려는 의도가 없다.

기업에게만 유리한 법률을 절대 고칠 생각이 없는 의원들은 그들의 자금으로 정치를 한다.

이 나라를 그렇게 유리하고 현상을 유지하도록 만드는 파워 엘리트들의 잔꾀에 국민들은 때로는 화내고 때로는 감사하며 속고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노동조합지도자들은 계급투쟁의 언어를 입에 올리지 않는 한 두둑한 월급을 받고 기업 중심 자본주의의 곁다리 파트너로 인정받는다. 장국들이 그러하듯이 정치인들 역시 권력을 쥔 동안에는 기업국가에 충성하다가 은퇴해서는 로비스트나 기업관리자로서 백만장자가 된다. -p31

 

예컨대 이란이 국제사회에 대항하고 있다고 신문에서 읽었다면, '대체 그 국제사회는 누구냐'라고 자문해야 합니다. 워싱턴과 워싱턴에 동의하는 집단, 그들이 국제사회입니다. p7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이펙트 - 세계적인 인문학자가 밝히는 서구문화의 근원 10 그레이트 이펙트 2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김헌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영문학을 가르치던 교수님께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너무유명해서 모두 알지만 정작 아무도 읽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 유명하다고 한 말이 생각난다.

가장 초창기 텍스트였으며 기원전 7세기경에 이집트에서 발명한 파피루스에 총 24편의 장대한 시로 기록되었을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의 명성은 알고 있었지만, 정작 그 내용을 알고는 놀랐다.

 

어라~ 내가 영화로 본 '트로이'의 내용이잖아. 하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리아스는 트로이 전쟁이 끝나고 10년 후의 이야기이며 오디세이아는 트로이가 망한 후 10년 후의 이야기로 오디세이아가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이 그려져 있다.

 

호메로스가 실존인물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으나 최초로 문자화된 장대한 대 서사실로서 그 내용이 방대하고 전쟁이야기가 실제로 겪는 것 처럼 장대하게 그려졌다는 점에서 정말로 지금의 서양문학을 있게한 대단한 작품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느님의 보트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쿠니 가오리의 수박향기를 읽었을때 부모로 부터 소외된 삶을 사는 아이들의 입장을 편안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한 그녀의 글을 처음 접하고 푹 빠졌었다.

하느님의 보트는 2년의 뼈를 녹일듯한 사랑만 간직한채 이곳 저곳 정을 두지 않고 익숙해 지지 않으려 떠도는 여인의 입장과, 현실적이지 않은 엄마와 이곳 저곳을 떠돌며 성장하는 딸의 입장이 있다.

엄마의 글을 읽을 때면 사랑이 그녀를 온통 감싸 다른것은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랑에 빠진 여인의 연애를, 딸 소우코의 글을 읽을 때면 사랑받고 있지만 무언가 많이 부족한 어린 아이의 성장통을 느낄 수 있다.

 

-이게 현실이야. 나는 현실을 살고 싶어. 엄마는 현실을 살고 있지 않잖아. 미안해. 엄마의 세계에 계속 살아주지 못해서.

 

소우코가 중학생이 되면서 그녀는 엄마가 현실에 살지 않는 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게되고, 아프지만 엄마에게 이처럼 말한다.

항상 자신과 있지만 언제나 먼곳을 바라보고 오지 않는 아빠를 기다리는 현실에 살지 않는 엄마를 애처로워 하는 소우코.

 

에쿠니 가오리의 글은 편하다. 잘 읽힌다. 그러다 그녀의 글 끝부분에서 살짝 아파하는 나를 발견하는 참으로 중독성있는 글을 쓰는 것 같다.

 

끝까지 현실로 돌아올 수 없었던 요코의 입장이 어렵풋이 이해되면서 나는 책을 덮을 무렵 짠한 마음을 가지게 됐다. 그녀는 결국 현실로 돌아도지 못하고 마는 구나. 그나마 그녀를 지탱했던 딸 소우코가 커버린 지금 그녀를 지탱하게 하는 건 없는가보다 하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자에겐 일생에 한 번 냉정해야 할 순간이 온다
한상복 지음 / 예담 / 201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으면서 18년전 연애를 하고, 결혼준비를 하던 때를 많이 떠올렸다. 그 시절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신혼초의 그 살벌한 기싸움은 좀 더 서로를 이해하며 잘 보내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한다.

결혼을 하고 많은 시간을 살아온 지금도, 내맘을 이해 못하고 이기적이기만 하고 내 얘기를 들어주려 하지 않는 남편에게 서운한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결혼이라는 것이 작은 두 섬이 망망대해에서 만나 서로의 이해와 배려로 각자 만큼의 튼실한 다리를 놓는거라는 말이 무슨이야기인지 충분히 안다.

여자들이 나만바라봐 주라고 투정부리고, 친구들에게 하는 것 처럼 자신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다고 실망하는 것은 남자들이 보는 여자의 모습이라는 것.

대접 받기만을 원하고 말한마디 조차 따스하게 못하고 여자친구를 우습가 안다는 것은 여자들이 보는 남자의 모습이라는 것.

 

남성들은 속을 보여줄 수 없다. 아주 오래전부터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상대에게 내면의 두려움을 들키는 것이, 두려움 그 자체보다 더욱 두렵기 때문이다. 얕보일까봐. 그래서 필사적으로 강한 척을 한다. 사랑하는 여성에게는 더욱 그렇다. 남성은 좋지 않은 일이 있어도 사랑하는 여성에게 좀처럼 말하지 않는다. 잘 해결된 다음에야 무용담을 늘어놓는다. p50

 

거의 20-30년간 각자의 문화속에 살다 두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할 때는 좋은 면만 보이다, 결혼날짜를 잡고 결혼이라는 울타리로 들어갈 즈음 상대의 본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쩝쩝대며 먹는 모습, 옷 입는 스타일까지 낯선 남자가 더 나아보이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뭐가 잘못된건지 찾아보려 애쓴다. 이 모든것들이 그 때서야 보이는 것은 결혼이라는 것이 결코 사랑하나로 살아지는 것이 아님을 알려주는 신의 계시인것도 같다.

여자는 문화의 정서야말로 '사랑을 휘두르는 보이지 않는 실체'라는 점을 깨달았다. 웬만한 커플들을 보면 정말 그렇다. 서로의 차이로 인해 불거진 문제에 대해, 양쪽 모두 자기가 정당하다고 주장하며 상대를 이해할 수 없다고 절망한다. 자기 방식만 고집하다가 반목이 깊어진다.

p 63

 

결혼이라는 것에 이미 들어온 나 조차도 아직도 여자의 입장에서만 남자를 이해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건 이 책에 여자의 입장은 물론 남자의 입장이 잘 나타나, 내 맘처럼 남자의 마음도 본질은 사랑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어느 집이든 집안의 엄마가 행복하지 않으면 집안의 어느 누구도 행복할 수 없다는 글귀가 생각난다. 그리고 어느 집이든 그 집에 가장 많이 있는 것이 그 집의 문화이다라는 글귀도 생각난다. 남자의 집을 방문해 서재에 가득 꽂힌 책들을 보며 반가워 했던 여자처럼, 나는 지금부터 행복한 엄마로 집안을 책으로 가득채워 놓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