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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세계
무라타 사야카 지음, 최고은 옮김 / 살림 / 2017년 7월
평점 :
'소멸세계'는 미래의 가족이라는 단위에 대한 이야기이다.
더이상 남편과 아내가 사랑해서 아이를 낳지 않는 시대.
실제로는 남이지만 결혼과 동시에 육체적 관계를 배제한 상태의
가족이라는 의미, 그리고 인공수정을 통해서만 아이를 낳는 시대이다.
그런가운데 좀더 미래지향적 실험도시인 지바현에서는
절대적인 관리에 의해 매년 12월 24일 수정을 통해 임신을 하고
심지어 남자들도 인공자궁을 통해 임신이 가능한 도시이다.
그곳에서는 누구나 엄마이고 태어난 아이는 누구나 아이이다.
공동임신, 공동육아라는 시스템속에서는 더이상 가족이 의미가
없어진다.
아마도 유일하게 엄마와 아빠의 육체관계를 통해 태어난 여자인
아마네는 모두가 성욕을 잃은 때에도 성과 육체접촉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흔히들 부부관계가 없는 커플들이 우스게 소리로
가족끼리는 그러는거 아니다.. 라고 할때가 있느데,
소멸세계의 내용의 전체는 그 말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가족이라는 의미의 상실과
혹은 가족이어도 핵가족화 된 지금의 세상에서
더이상 가족이라는 의미가 무의미해 진것 같은
느낌도 들 때가 있지만,
이 책 '소멸세계'는 가족의 붕괴
더 나아가 성이 억제되고
나 자신조차 없어지는 공동의 한 부분으로서의
개인이라는 점을 강조한건 아닌가 싶다.
'채식주의자' 이후로 또 한번 이해불가하고
해석이 안되는 책을 읽은 기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