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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생애
이승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3월
평점 :
'어렴풋한 것이 어떤 것보다 또렸하고 실체없는 것이
무엇보다 생생했다.' p33
사랑에 걸렸다.
사랑한다라고 하지 않고 사랑에 걸렸다고 말한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어느날 문뜩 돌이켜보면
별것 아닌 상황이나 이미지를 계기로
사랑에 걸린다.
책의 내용은 형배가 한때 자신을 좋아하던 선희를
결혼식장에서 우연히 만나고,
느닷없이 그녀의 귓불이 자꾸 생각나 늦은밤 그녀와
만나고, 그녀의 남친인 영식의 구질구질한 질투를 목격하게되고
형배는 자신보다 보잘것 없는 영식을보고
선희의 사랑은 연민이나 공포로 인한것이라 짐작하고
영식에게 그런취지의 말을 하게된다.
결국 형배의 행위는 선희가 영식에게 돌아가게 만든
계기가 되어버린다는 아주 단순한 사랑이야기이다.
사랑은 참 어렵다. 내맘데로 되지 않아서 힘들고, 어쩌면
상대방에 의해 결과가 결정되어서 더 힘들지도 모른다.
소설형식을 하고 있지만 사랑에 대한 심리 에세이와 같다.
누군가를 사랑할때 그 사람 내부에서 일어나는 미묘하고 당황스러운
상황들의 탐사라고 작가는 말한다.
그래서 일까? 내가 경험한 미묘한 감정과 특히 작가가 말한
질투에 대한 원인과 심리묘사는 심하게 공감하게 된다.
사랑에 빠지는걸 두려워하는 사람은 그 낭만적 신화(사랑이 유일하다는것)
에 대한 영향 때문에 이사랑이 그 사랑이 아니면 어쩌지?
하는 걱정으로 주저주저한다고 한다.
바람둥이인 준호의 사랑, 결핍 투성이인 영석의 사랑,
그리고 형배의 뜻밖의 사랑은 같은 사랑이면서
또 다 다르다.
'질투는 사랑의 크기가 아니라 그가 느끼는 약점의
크기를 보인다. 사랑해서 질투하는 것이 아니라
약점이 있어 질투하는 것이다. ' p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