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다카하마 교시 지음, 김영식 옮김 / 소명출판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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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년 대한제국이 일본에 의해 합병되고, 500년간 써오던 '조선'이라는 이름은 역사속으로 사라지려 하던 때였다. 그 당시 세계로 세계로 뻗어가던 일본, 나라가 강성해지면서 조선과 중국으로 이주하기도 하고 여행을 하기도 했던 강한 나라 일본인의 입장에서 바라본 조선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 해답이라고 할수는 없지만 그 당시에 나왔던 소설 '조선'을 보면 힌트는 얻을수 있을것 같다.

처음 배에서 내렸을때 흰옷을 입은 키가 큰 사람들은 모두 조선인이라고 표현한 대목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기생집이 그저 술을 먹고 유흥이나 즐기는 창기의 집이 아닌 보다 고차원적인 예술을 했던 사람들의 장소였음을 짐작하는 대목도 눈에 뜨인다.

하지만 기생들이 고기를 먹여주려 하고 자신이 입을 벌리는 대목에서는 '조선의 양반들은 단지 입을 벌리고 있을 뿐, 음식을 먹여주는 것부터 술을 먹이는 것까지 모두 옆에 있는 부인이 시중을 든다고 했다.' 라거나 양심없는 일본인일지라도 내 땅에서 주늑들고 몸을 사려야 했던 조선인들의 모습에 대한 대목을 보면 그동안 양반과 지식층이 어떠한 꼴이었는지, 그 고통을 현재의 백성들이 다 받으며 살수밖에 없는 현실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작가는 일본에 무조건 아부하는 친일파를 좋아한다거나, 강대국의 입장에서 식민지 국민들을 무시한다거나 하는 모습이 아닌 조금은 인간적이고 지식인 다운 모습으로 표현된다.

'그 하나는, 이 쇠망한 국민을 연민하는 마음으로, 길가의 돌에 걸터앉아 담뱃대를 물고 있는 소크라테스 같은 노인은 어째서 타국인에게 정복되어야 했는가 불쌍하게 생각했다, 또 하나는, 이렇게 한편으로 피정복자를 연민하면서도, 그 동시네 이 위대한 발전력의 국민을 탄미하는 마음으로, '역시 일본인은 위대하다.'라며 비로서 이런 훌륭한 일을 이룩한 민족에게, 자신도 그 민족의 일원으로서 억누르기 어려운 자부를 느꼈다.' 

인간적으로 정말로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그 피해가 우리라는 이유로 그가 일종의 자부를 느낀것을 탓할수는 없다. 우리도 한때는 영토를 확장하려 노력한 왕들을 찬미하고 응원하지 않았던가?..

홍원선이라는 인물에 대한 애잔함도 같이 인다. 한때는 일본을 부정해 모진 고문으로 이가 다 뽑혔지만, 이제는 조선인이 살 길은 일본어를 배워 국가에 유용한 인재가 되도록 힘써야 한다고 사람들을 일깨운다고 말하는 그의 행동이나 몸짓은 일본과 함께 하지만 그 안에 증오도 함께 있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100년전의 조선, 그것도 그 시대 일본인의 입장에서 씌여진 첫 소설이라는 점 때문에 호기심이 많이 일고 조선인을 표현한 대목에서는 관심도 많이 가지만, 큰 사건이나 흥미를 일으키는 인물이 없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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