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할아버지가 탈옥한 이야기 - 중국 문화대혁명을 헤처온 한 남자의 일생
옌거링 지음, 김남희 옮김 / 51BOOKS(오일북스)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근대사와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루옌스는 소위 신지식인이다. 그당시에 미국유학을 다녀오고 교수로써 문학을 가르치고 잡지에 기고를 하기도 했다. 루옌스의 삶은 그시대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정말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어릴 때부터 남부럽지 않은 집안에 태어난것도 행운인데 훤칠한 키와 잘생긴 얼굴은 물론 한번 보고 읽은것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카메라같은 기억력을 갖고 있기까지 했다.

자유분방한 미국의 삶을 정리하고 돌아왔을 때 이미 4개국어에 능통했던 루옌스는 그가 떼어내고 싶었던 두 여인이 있다. 어린시절 아버지에게 시집을 온 새엄마 펑이팡은 옌스가 미국유학을 할수 있도록 뒷밭침 해주지만 그 댓가는 톡톡히 받았다. 바로 자신의 오빠의 딸인 펑완위를 데리고와 옌스와 혼례를 시킨것이다. 원치 않는 결혼은 마음씨 곱고 예뻣던 펑완위를 루옌스가 멀리하도록 하는 역할을 했다.

미국에서는 물론이고 교수로 재직하면서도 옌스는 아내와 자식들과 떨어져 지내며 다른 여인과 동거를 하면서도 별로 죄의식은 없었다. 새어머니는 완위와 옌스의 결혼을 주선했으면서도 그들 사이에 언제나 자신의 자리를 마련하므로써 그들을 불편하게 했지만, 원치않는 결혼이면서도 방해하는 새엄마는 그들이 부부이면서도 연애하는 감정이 들도록하는 역할도 했다.

옌스가 아내인 완위에 대해 사랑을 느끼고 잘해야 겠다고 생각하는것 그가 20년간 인간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수용소에 있을때이다. 아내와 편지를 주고 받으며 자식들이 어떻게 커나갔는지 그리고 과거의 그들의 추억들을 교환하면서 그들은 또한번 연애와 같은 느낌을 받았던것 같다.

30년대에 신 지식인으로써의 삶 그리고 50년대 초반의 격변하는 시대에 적응할수 없었던 신지식인으로서의 자존감, 그리고 60년대와 70년대의 변화가 불순분자로 감옥에 간 한 남자와 그의 가족들의 삶을 통해서 정말 빠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는 한 개인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5월의 마중'이라는 영화의 원작이라고 하는데 영화는 못봤지만, 기억을 잃은 늙어버린 완위와 옌스에 아마 촛점이 맞춰진 영화인듯한데 소설은 한 남자의 힘든 삶의 연대기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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