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 Successor Kim Jong-Un
Ha, Tae Keung 지음 / EXILE Press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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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때는 '삐라'라는 것이 있었다. 북한에서 풍선을 타고 날라온 종이였는데, 김일성을 찬양하고 한국정부를 음해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 내용이었던걸로 기억한다.

나도 한 두번인가 우연히 주워서 학교에 갔다가 냈던 기억이 난다. 그시절 북한에서는 한국쪽에 삐라를 바람에 날려 뿌려대고 한국에서는 학교에서 반공 포스터 대회라는걸 주기적으로 열어서 전시하고 상을 주고 했는데, 학생들이 북한의 김일성을 살찐 돼지로 표현하거나 악마로 그리고 완전히 새빨갛게 색칠을 했었다. 그리고 굶주리는 북한의 불쌍한 사람들이 혼자 진수성찬을 즐기는 김일성을 부럽게 바라보는... 주로 그런 그림들이었다.

서로에 대해 이해하려는 노력은 전혀 없고, 헐뜯고 음해하고 자신의 체제만이 옳고 다른 쪽은 악마라는 식의 이해관계가 지도층은 물론 평범한 시민이나 학생들에게도 똑같은 방식으로 생각하던 때였다.

하지만 민주화물결이라는 것이 일고 부터 공산주의라는 사상을 그저 무조건 악마집단의 사상이 아닌 하나의 사상으로 받아 들이고 마르크스나 레닌의 자서전을 읽는 자체가 '죄'가 되지 않는 시절을 겪었다. 그리고 마침내 진보가 정권을 잡았던 10년간 나는 어쩌면 한국이 독일처럼 통일을 할수도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고 생각도 했었다.

지구상에 유일하게 사상으로 분단된 남과 북이라는 조건의 나라인 한국에서 통일을 바라는 희망은 아직은 이른가보다. 내 어릴쩍 삐라는 북한에서 날라왔지만, 지금 한국에서는 북한으로 삐라를 뿌리고 있고 남과 북으로 갈린 작은 나라는 좌우로 또 나뉘어 서로 싸우고 헐뜯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을 보면서 영어로 된 책이라 일단 영어공부도 하고, 잘 모르는 북한의 실상에 대해 공부도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읽을수록 나는 자꾸 이 책이 잘 만들어진 '삐라'는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김정은과 김정철의 유학시절, 그리고 김정일이 김정은을 더 좋아할수 밖에 없었던 이유등 김정일의 가족사는 물론 김정은의 어린시절과 3대째 세습된 권력, 김정은의 권력을 확고히 하기 위한 사이버테러, 천안함사건 주도나 연평도 공격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제는 예전처럼 정부에서 주장하는 데로 또는 몇몇이 증언하는 데로 모든 사람이 따라가는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 그만큼 개개인이 성숙해지고 자기만의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영어도 되었든 한글로 되었든 어느 한 쪽을 무조건 비난하는 그런 삐라같은 책 말고 우리는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를 먼저 생각하는 책, 대한민국의 다음 세대가 더 풍족하고 멋진 나라에서 살게 될수 있도록 화해무드를 만들수 있는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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