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 - 정명공주와 광해군의 정치 기술
박찬영 지음 / 리베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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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는 51세 때 19세의 인목대비와 결혼했다. '화정'은 선조와 인목대비와의 사이에 난 딸 정명공주가 가지고 있던 처세라고 한다. '화정(華政)' 은 화려한 정치 또는 빛나는 정치라고 해석되는데 작가가 주로 쓰는 말은 빛나는 정치를 말한다.

정명공주는 왜란이 끝나고 난 후이지만 선조-광해군- 인조- 효종- 현종- 숙종때 까지 살았던 인물이다. 83세까지 살았다고 하니 그당시로는 천수를 누렸다고도 말할수 있는 인생이었다.

'너희가 다른 사람의 허물을 보거나 들었을 때 부모의 이름을 들었을 때처럼 귀로만 듣고 입으로는 말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라는 말을 인용해 '화정'을 설명하고 그것이 장수했던 정명공주의 처세라고 말하지만 솔직히 책을 손에서 놓을 때까지 정명공주의 빛나는 정치가 무엇인지 그녀의 처세가 무엇인지 책에 잘 나와있는것 같지는 않다.

실제 인조반정의 명목상 정명공주와 인목대비는 인조의 후손이 쭉 정권을 잡았기 때문에 숙종까지 무난하게 삶을 유지할수 있는 조건이 충분히 있었다. 인조가 저주 타령을 하며 17년간 정명공주를 의심해서 조용히 지냈다고는 하지만 그런 대목 말고는 여려움 없이 조정에서 내리는 무수한 금은보화와 땅으로 후대까지 어려움없이 살았다.

광해군때 정명공주와 인목대비를 서궁에 유폐시키고 끔찍한 조건에서 살았다고 표현하지만, 서궁유폐시절 붓글씨 작품을 많이 남겼던 것으로 보아 책에 있는 표현만큼 그리 험한 상태로 지낸것은 아닐것으로 짐작할 뿐이다.

이순신의 경우는 선조의 공격 명령을 거부하여 원균 밑에서 백의종군의 명을 받게 된 사실, 그리고 질것이 뻔하여 공격거부를 했지만 결과는 원균으로 하여금 무리한 출정을 해 거의 전멸하다시피 한 전쟁에 대해 작은 손실을 봄으로써 큰 손실을 피하지 못한것에 대해 이순신의 강직함의 탓이라고 작가는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 이순신장군이 뭐든 다 해결할수 있었을것처럼 상상하는것도 무리가 있지 않을까?!

'광해군이 옥사나 궁궐 공사로 국력을 소진하지 않고, 명과 힘을 합쳐 후금과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면 군사의 대다수를 잃지도 않았을 것이고, 포로들이 후금을 돕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또 명과 청사이에서 지렛대 같은 역할을 할수도 있었을 것이다. ' p169

이처럼 광해군의 실리외교에 대해서도 점수를 낮게 주는 듯한 느낌인데 다 망해가는 명나라와  손을 잡고 청을 친다는 상상또한 너무 과한 상상으로 보인다.

6왕대에 걸친 이야기를 통해 '화정'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정명공주의 처세술이라는 것이 그저 가만히 있었다는 것이 전부인듯한데 그것을 빛나는 다스림이라고 말하고 있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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