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사랑을 그리다
유광수 지음 / 한언출판사 / 201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고전, 사랑을 그리다는 그내용이 그내용이라고 생각했던 고전을 정말 다양하게 풀이하고 그시대의 사회상과 이념, 그리고 등장인물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제목이 간혹 자극적이기도 하고 작가의 훈계가 잔소리 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고전의 내용이 이렇게 다양하다는 사실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

고전이 그리는 사랑은 헌신적 사랑만 존재하는 줄 알았다. 여러 종류중 짝사랑을 그린 삼국유사의 '조신'의 이야기는 참 못난 사내의 이야기 이기도 한다.

승려의 몸으로 양가집 규수를 짝사랑 하지만 그가 꾼 현실적 꿈으로 인해 바로 포기하는 모습을 보였으니 말이다. -꿈에 40년 후 5명의 아이를 두지만 먹을것 입을것 묵을 곳 없이 가난에 지쳐가는 노후에 대한 꿈을 꾼 후 조신은 바로 그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고 고된 여정임을 직감하고 포기하고 만다.

마스터베이션이라고 표현한 환상의 사랑에 관해서는 최치원의 '쌍녀분'과 '이생규장전'​을 소개하고 있다. 둘 다 생소한 이야기이며 환상속의 여인과의 꿈같은 날들에 관한 이야기지만 참 많이 다르다. 쌍녀분이 젊고 왕성한 남자의 환상같은 하룻밤에 관한 꿈이라면 이생규장전은 헌신적인 아내를 잃고 난 쓸쓸한 남자의 후회와 참회로 가득한 아픈 환상이야기이다.

'운영전'과 '열녀함양박씨전'의 이야기를 빌어 이야기하는 도착과 페티시즘은 전혀 생각치 못했던 이념에 대한 작가의 해석이 놀라웠다.

궁녀와 선비의 사랑이야기인 운영전은 뜻밖에도 안평대군의 집착에 관해 해석하고 있다. 자신은 여인으로 애정을 주지 않지만 그 여인이 감히 자신이 아닌 다른 남자와 연애를 한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았던 그의 집착을 이야기 한다. 마치 가지고 있는 인형을 대하듯...

'열녀함양박씨전' 또한 결혼이 예정된 남자가 병이 있음을 알면서도 이미 정해진 혼처여서 결혼하고 곧 남편이 죽자 할 도리를 다 하고 일년 후 남편을 따라 자결한다는 이야기 이지만, 저자는 사회의 이데올로기에 의한 괜한 목숨을 끊은 중인 여인의 헛 죽음에 대해 안타까워한다.

이밖에도 강간, 간통등 좀 자극적인 소제목과 재밌는 말로 여러 고전에 대해 해석하고 있는데 단지 고전에 대한 이야기 풀이뿐 아니라 사회의 이념과 편견등 많은 이야기들로 채워져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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