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말
최강민 지음 / 작가와비평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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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째 그가 떠들어 대는 말은 누구도 답을 하는 법이 없고, 이 사회에서 보수의 반대편에 서서 글을 쓰며 산다는 것이 얼마나 메아리 없는 외침일 것인지 짐작은 하고 있다. 변변히 가장 역할 못하고, 그래서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작가의 넉두리 섞인 불평이 이해가 된다.

 

사실 누구라도 불평하는 글 보다는 이사회의 따뜻한 이야기, 즉 힘들고 지쳐도 굿굿히 내일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선호할 것이다. 이게 아니라고, 거짓이라고 말해야 할 때 우리는 싸울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하고, 그 싸움이 길어지면 길어 질수록 투사의 이미지는 없어지고 난폭한 불평가로서만 기억될 때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이 있듯, 같은 진보의 입장일 지라도 언제나 큰 뜻이 같다고 한 편은 아니다. 공지영의 '의자놀이' 사태에 대해서 보듯이 말이다. 쌍용자동차 사태에 대한 르뽀를 공지영작가가 집필하고 베스트 셀러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쌍용자동차 사태에 대해 알고 또한 책판매의 모든 수입은 쌍용자동차 사태의 당사자에게 돌아가게 한 좋은 의도 였지만, 보수가 끊임없이 책의 부실함을 지적할 때 공지영작가와 책에 인용되었던 하종강, 이선옥씨와의 논쟁으로 모든 사람들이 상처만 얻었던 것이 의자놀이 논쟁이었다고 한다.

 

삼성에서 각종 경제적 특권을 누린 대신 정신적, 육체적 붕괴를 맛보았던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에 대한 내부 고발은 결국 거대 경제공룡에 의해 찢기고 상처만 받은 채 소득없이 끝나는걸 보면서, 사실을 바로 잡겠다고, 비리를 알리겠다고 선뜻 나서는 것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도 성공이 미지수인 일이라는 걸 보면 그들이 얼마나 용감한 사람들인지 짐작가능하다.

 

비평 전문지 화다'를 창간하기도 한 작가는 특히 이시 대의 문인들에 대해 질타 한다. 유명인의 글도 없고 십시일반 모아 발행되는 비평지는 독자를 끌수도 없거니와 오래 갈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거의 단편소설에 대해서만 비평을 쓰는 해설 비평에 대해서도 주례사비평을 양산하는 실태를 꼬집는다.

 

힘없는 사람들이 아무리 떠들어 봐야 세상은 변하지도 않거니와 사람들에게 알리기도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이시대 굵직한 문인들의 저항문학이 절실히 필요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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