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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에서 온 소녀 - 잃어버린 왕국
이미희 지음 / 하루헌 / 2014년 9월
평점 :
작은 부족국가들로 10여개국이 올망졸망 살아나간 나라 가야. 우리는 역사시간에 신라의 법흥왕 진흥왕때에 신라에 의해 합병되고 멸망된 가야라는 나라를 그렇게 기억하지만, 가야국들도 자그마치 600여년을 이어온 나라들이었음을 잊고 산다.
가야국중 비사벌의 마지막 왕은 '비사유록'을 죽간에 세겨 자신들의 역사를 남기고 싶어 제작했던 사람이 었다. 그의 유일한 사랑이었던 여인이 신녀가 되고 자신은 그저 목숨만 연명하는 왕으로 신라의 여인을 맞아 죽음처럼 살아간 왕의 이야기. 그리고 죽간에 기록된 비사유록을 지키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고아가 된 소녀 송이의 16해의 짧은 생을 통해 꺼져가는 나라에서 흔적이라도 남기려 애쓰던 그시대의 처절한 울림은 조금이나마 느낄수 있었다.
적포나루에서 선대 왕이던 고조할아버지가 비사벌국으로 들어오는 적군(고구려와 신라)의 기세를 꺾어 침략자를 돌려세웠던 자부심을 느끼지만, 고구려와 신라의 역사에서 빠져버린 그 역사를 안타까워 하는 가야의 마지막 힘없는 왕의 심정은 어떠 했을까?
구야국의 왕이던 아버지는 질것이 뻔한 전쟁으로 백성들을 잃고 싶지 않았던 탓에 항복하고 조용히 지내는 길을 택했다. 그대신 신라에 남겨진 셋째아들 무력지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야 그것 또한 백성을 사랑하고 자신을 아꼈던 아버지와 임금으로써의 사랑이었음을 깨닫는다.
사전설명없이 '비사유록'을 기록하고 숨기는 이야기의 시작으로 전체의 내용과 가야국들의 이야기를 이해하는데는 시간이 걸렸다.
언제나 승자에 의해 기록되고 때로는 망해버린 나라의 역사는 영원히 전해지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것으로 받아들여 졌었는데, 가야국들의 꺼져가는 왕족들의 애닳픈 심정. 자진해서 왕과 함께 순장되기를 기꺼워 했던 여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야에 대해 조금은 더 알아가게된 책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