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필; 들어세운 붓

직필 - 들어 세운 붓
주진 지음 / 고즈넉 / 2014년 5월

역사소설은 그 이야기가 어떤 것이라해도 흥미롭다. 기본 역사가 있기에 임의적으로 역사를 다르게 쓸수도 없을 진데 이처럼 흥미로운것은 다름아닌 우리의 과거이기 때문일것이다.

'직필: 들어세운 붓'은 사관이었던 민수영이 어느날 죽음에서 살아나면서 시작된다. 그는 기억을 잃고 있었는데, 자신의 과거를 찾으려 하면 할수록 권력에 눈이멀어 가정과 본분을 멀리하고 탐욕스러워져 있는 자신의 과거를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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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가 반갑지 않은 것은 지금 절대권력을 갖고 있는 한명회이다. 자신이 과거에 중요한 사초를 훔쳐 몰래 숨겨 놓았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찾기 위해 왕(성종)과 한명회는 치열하게 수영을 압박해 오는데, 그는 남들이 말하는 과거조차 믿기 어려워 누구를 피해야 하고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조차 모르고 고군분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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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터 중반 이후까지 쫓고 쫒기는 추격전과 과거를 찾으려 애쓰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주로 이어지고, 후반에 갈수록 왜 그가 숨긴 역사의 사초가 중요한지, 독자들이 가늠하게 되는 구조로 되어있다.

그래서 그런지 역사에 대해 짧은 지식만 갖고 있었던 내가 왜 장인과 사위 사이었던 성종과 한명회가 그리 치열하게 대치했었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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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건국하고 이제 겨우 9번째 왕이된 성종. 하지만, 강력한 왕권을 기대했던 조선왕조는 세조가 단종을 내 치면서 세조를 돕고 왕이 되게 만들었던 한명회, 신숙주등 훈구세력의 권력이 왕보다 더 강력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하물며 예종이 겨우 14개월 만에 단명하고 예종의 형이었던 의경세자(덕종의 아버지)조차 훈구세력들에 의해 제거되었을 거란 의심이 드는 상황에서 성종은 강력한 왕권과 백성을 보호하는 기틀이 되는 '경국대전'을 반포하고 나라를 바로세우기 위해 반드시 한명회의 권력을 무력화 시켜야 할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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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기 위해 수영이 숨겨놓은 사초가 가장 필요했던 왕, 그리고 그 사초를 없애기 위해 사활을 거는 한명회의 치열한 싸움이 흥미롭다.

결국 자신이 기억하지 못했던 과거가 그리 행복하지도 의롭지도 않았던 수영은 마지막 자신의 죽음만은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성종과 월산대군을 도우면서 마감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1484년 12월 4일 성종은 '경국대전'을 반포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