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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 디자이너의 흥미로운 물건들
김선미.장민 지음 / 지식너머 / 2014년 4월
평점 :
독특한 표지의 제목 '취향'은 책 표지의 감촉이 무척 좋다. 자꾸만 만지작 거리게 되는 질감과 디자인이 마음에 쏙 들어 내용까지 궁금해지는 책.
부제로 디자이너의 흥미로운 물건들이라고 씌여 있는데, '하나의 물건으로 디자이너의 취향을 보여준다'는 의도로 시작되어 11명의 크리에이터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이 내놓은 물건의 사연과 그들의 경력, 독특한 취향이 들어나는 멋스러움의 철학까지 읽을수 있다.
1940년 발표된 심플한 펠리컨 체어를 선택한 강승민 aA 디자인 뮤지엄의 대표는 이 의자의 활용도로 아기 수유용에서 부터 빈공간의 멋진 인테리어, 책을 읽는 의자등 다양하게 활용한다. 전쟁으로 모두가 황폐한 이때에 어쩜 지금 디자인했다고 해도 믿을만큼 멋지고 현대적인 의자가 그 때 나왔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김종필 안경 디자이너는 특이하게도 알레시 열쇠고리를 꼽았다. 컴퓨터 아트를 전공하다 구두 디자이너로 일하는 한정민씨가 수집한다며 꼽은 자기만의 취향은 빈티지 모자들이다. 1차대전 까지만 누구나 쓰고 최근에는 영국왕실에서나 쓰는 독특한 모자를 모으고 쓴다는 자체가 흥미로웠고 디자이너의 취향이라는 것이 우리가 말하는 트랜드와는 차원이 다른 것을 추구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는 이지원씨가 선택한 그의 취향은 1902년 시어스 백화점 카탈로그와 이베이에서 400불 주고산 The Poet 이라는 100년된 시집니다. 컴퓨터로 글씨체를 만들어내는 일이 직업인 사람이 이렇게 올드한것에 매력을 느끼다니.. 하지만, 그가 만든 글씨체도 자신의 손글씨를 본떠서 만든 글씨체라고 하니 원래의 것, 아날로그적인것에 그가 얼마나 매력을 느끼는지, 생활이 편리하게 리쎗되는 느낌이어도 본질의 것은 항상 그대로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게된다.
이밖에도 노트와 필기구, 오래된 가방, 구두, 옷등 디자이너들의 취향을 보여주는 물건들은 많다. 내가찾은 공통점이라는 것은 현대의 발빠른 디자인계에 있는 그들이지만, 시간이 오래 되어도 촌티가 나지 않는 장인정신에 의해 정성들여 만들어진 물품들을 그들이 선호한다는 것이다.
마치 자신의 작품들이 누군가에게 오래오래 대를 이어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일까? 그들의 물건을 알아보는 눈에서 진정성을 보게된다.
'우리는 물건들에 대해 가격표에 찍힌 숫자나 사회적으로 승인된 소유권의 자격을 훨씬 넘어서는, 진정한 가치를 알아야 한다. 물건들은 오래가야 하고, 장인의 자부심으로 만들어 져야하며, 그에 걸맞은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 p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