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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으로 읽는 정도전
주치호 지음 / 씽크뱅크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최근들어 정도전에 대한 책을 소설로는 2권, 논픽션으로 1권을 읽으면서 어느때 보다 정도전에 대해 깊이 알아가는 듯한 인상이다.
정도전에 대한 인물을 알면 알수록 정말로 대단한 천재였다는 느낌이든다. 하지만 그는 그러면서도 급진적인 개혁가이기도 했다.
자신이 이상으로 꿈꾸는 나라를 건설한 인물로 이성계를 점찍고 이성계를 찾아가고, 급기야 이성계를 통해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고자 했던 정도전의 꿈은 거의 이루어지기도 했다. 이성계를 왕으로 하고 실제 백성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기 원했던 정도전. 그런 정도전의 꿈을 더 바라고 실제 도움이 되기도 했던 이성계의 5째 아들 이방원은 아버지 이성계가 조선의 초대 왕이 된후 차기 왕을 꿈꾸었으나 세자책봉에서 밀리게 된다.
결국 왕의 자리에 욕심이 있었던 이방원은 정몽주를 척살했듯이 정도전과 이성계의 둘째부인의 소생들과 개국공신을 또한 번 척살하며 왕자의 난으로 실질적인 권력가로 등장하고, 정조가 왕위를 물려주면서 태종에 즉위하게 되는 야심찬 인물이다.
정도전은 고려말 썩어빠진 정치에 신물을 느끼고 진정 백성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열망으로 새 나라를 건설한 인물이다. 개경에서 한양으로 수도를 옮길때 실제 도시계획을 담당하고 궁궐 곳곳의 이름을 지었으며 병법을 연구하여 이성계를 위화도에서 회군하게 하며 잠시 미루었던 요동정벌에 대한 꿈을 꾸었다. 새 나라의 법이 되는 '조선경국전'을 만들기도 했다.
'평생 내가 이루고자 했던 것은 모두 해냈으나, 단 하나 못 이룬 일이 있다면 바로 요동정벌로서 그 꿈을 단 한순간도 잊어본 일이 없소. 나는 오직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병법도 많이 연구했고, 전하께 말씀드려 군사들에게 강무도와 진법을 열심히 가르치며 훈련시켜 왔소. 그런데 지금 그 꿈을 접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그것이 억울할 뿐이외다.' p314
'이 나라가 이씨의 나라라고 생각하는 공에게 내가 무엇을 어떻게 도와줄 수가 있겠소? 이 나라는 이씨의 나라도 아니요, 정씨의 나라도 아닌 것입니다. 오직 백성이 주인 되는 나라일 뿐...'
소설이긴 하지만, 이방원이 아버지가 왕인 새 왕조 조선에 정도전이 너무 설친다고 생각하며 이씨의 나라임을 주장한 말에 정도전이 대답한 이말을 읽으며 오싹한 소름이 돋았다. 그의 열망이 느껴져서 이다.
조선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1등공신이었던 그가 이방원에게 죽임을 당하면서 역적으로 평가받다가 조선 말기 흥선 대원군 때에서야 정도전의 명예가 회복되었다고 하니 그의 운명도 참으로 기구하기도 하다. 정도전이 이성계를 만나 새 나라를 만들고 결국은 이방원에 의해 죽임을 당하기 까지의 이 책은 물론 재밌긴 하지만, 곳곳에 들어있는 작가 개인의 사견이 몰입을 방해하기도 한다.
그 예로 정몽주는 정도전과 함께 이성계를 돕다가 이성계가 고려왕조를 무너뜨리고 새 왕조를 꿈꾸는걸 알게 되면서 갈라지게 되는데, 그런 정몽주를 오만하고 편협하다 평가하며 깎아 내리거나 오직 정도전만이 옳다고 강요하는 글쓰기 스타일이라고 할까? 게다가 끝맺음말에는 세종대왕 이순신, 박정희가 만백성들이 연년세세 기리며 추앙하게 된다고 말하기 까지 한다. 음~ 은근슬쩍 끼기에는 박정희는 좀 논란의 소지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