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 - 진주를 품은 여자
권비영 지음 / 청조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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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사라졌다.

​자신은 착한 토끼의 가면을 쓰고 살았다고 말하지만, 실제 악몽같은 현실을 살면서도 다문화 센터에서 봉사를 하고, 논술을 가리키며 가족의 생계를 꾸리고, 누구보다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던 여자.

가정폭력의 피해자가 아니고서는 그 상황을 짐작할수도 없을 만큼 끔찍한 상황이겠지만, 실제 '은주'처럼 가정폭력과 폭언에 노출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많이 있는것 같다.

은주의 아버지가 그 또한 아버지로 부터 받은 폭력의 희생자이기 때문에 대물림된 폭력이 어쩔수 없었다고 이해할수 있을까? 은주의 엄마의 아버지 못지않은 폭언과 폭력이 남편에게 받은 학대의 산물이라고 이해될수 있을까? 대물림되고 반복되는 가정폭력을 해결해야 하는것도 외부로부터가 아닌 내부로부터의 각성에서 찾아야 한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그런 폭력의 가해자들은 스스로 잘못을 느끼지 못하는데 문제가 있다. 은주의 아버지가 자신의 탓이 아니라며, 자신 안에 있는 악마의 탓이라고 말하는것 처럼...

그녀가 돌아왔다.

이 책에는 은주의 가족들의 폭력적이고 무타협적인 인물들도 나오지만, 은주를 친딸처럼 보살피며 안타까워 하는 지숙, 은주의 연인인 에민 그리고 다문화 센터에서 공부하고 있는 제3국에서 국제결혼으로 시집와서 살고 있는 여러 다문화 가족들이 나온다. 그들은 실제 혈연관계에 있지 않지만, 누구보다 은주가 잘 살길 바라고 보살피는 인물들이다.

이 책의 은주 처럼 지금도 가정폭력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은주들에게도 이들처럼 친구가 되어주는 인물들이 진정 상처받은 은주들이 다시 희망을 갖게 할수 있는 존재들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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