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 12년 - Movie Tie-in 펭귄클래식 139
솔로몬 노섭 지음, 유수아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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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150년도 더 전의 이야기이라고, 그저 예전이니까 그랬지... 라고 생각하고 넘어가기에는 너무 심한 처사였다고 생각한다. 돼지나, 소, 닭보다 더 값나가고 말을 할줄 아는 가축으로 대우받았던 흑인들에 대한 이 이야기는 인간의 역사중 치욕이 무엇인지를 말해준다. 

 

이미 1808년에 뉴욕주에서는 노예제도가 폐지되 있었고, 솔로몬 노섭은 그곳에서 자유인으로 태어났다. 하지만 그가 차별받지만 그래도 법적인 자유인이라고 말할수 있는 뉴욕주와 달리 남부에서는 수많은 노예들이 백인 농장주의 자산가치를 높여주며 학대받는 시기이기도 했다. 한 농장주가 심지어 150명 이상을 소유하기도 하는 그야말로 돈이 되는 인간 가축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심지어 북부어서도 흑인을 납치해 남부로 팔아 넘기는 일이 있었던 것은 당연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참으로 의아해 했던 것은 애초에 독실한 기독교들이 새운 나라 미국에서, 그리고 이 책에도 자주 언급되듯이 지극히 종교적이고 하나님을 섬기는 그들은 어째서 흑인들을 그처럼 학대하며 희열을 느끼면서도 하나님을 섬기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을까? 하는 것이었다. 심지어 흑인들에게 안식일을 지켜주기도 하고, 크리스마스 연휴에는 4일의 휴가와 배불리 먹고 축제를 마련해주면서도 말이다. 

 

어느날 갑자기 납치되어 장장 12년이라는 세월을 가축처럼 매맞으며 노예로 산 남자, 다른 사람에게 팔릴 때마다 성이 바뀌며 이름도 주인이 붙여준 이름으로 불린남자인 플랫의 삶 말고도 그저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안주인과 주인 모두에게 매일 맞으며 하루하루가 지옥인 여인, 기계처럼 움직이지 않으면 가차없이 가죽채찍으로 매일 맞아야 하는 수많은 노예들의 모습이 생생하다.  

 

매리 캑코이나 윌리엄 포드처럼 그가 언급한 착한 주인이라고 해서 그 시대의 총체적 도덕 불감증이 용서될것 같지는 않다. 짐번스, 티비츠, 엡스처럼 기분이 좋아도, 기분이 나빠도 노예를 채찍으로 때리며 하루를 소일했던 악랄한 주인처럼, 노예를 자신과 같은 인간으로 인식하려 하지 않았던 근본적 부정에 기인한 차별은 분명 잘못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 나라 전체가 끔찍한 범죄에 가담하고 있는 꼴이지요. 이 상황이 영원히 계속될 리 없어요. 반드시 심판의 날은 올 겁니다.' 플랫이라 이름붙여진 솔로몬 노섭이 다시 자유인으로 살게 되는데 역할을 했던 캐나다인 배스의 말이다. 정말로 인간 개인의 양심의 문제를 넘어 나라 전체가 범죄에 가담한 꼴이다. 하지만, 심판의 날이 왔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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