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심야특급
조재민 지음 / 이서원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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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의 마광수 교수의 '난 이 여행을 권하지 않는다'라는 문구도 그렇고, 여행서적 답지 않은 제목과 표지도 그렇고 정말 특이하고 특별한 책을 읽은 기분이다. 

솔직한 여행기라고 해야 맞을것 같다.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 칠레 그리고 쿠바까지 그가 여행한 남미는 결코 잘사는 나라도 아니고 치안이 좋아 안전한 여행지도 아니다. 하물며 지독히도 가난하고 매춘으로 얼룩저 국제사회에 유명한 나라들이기도 하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차원이다른 공무원들의 무능이 일상이 된 나라에서의 여행지 그리고 그 여행이 한편의 모험영화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잠깐만 눈을 돌려도 가방이 없어지고 몇마디 나눈 댓가를 요구하는 친근한 갈취도 그렇고 경찰서는 도대체 왜 있는것인지 의문스러운 그들의 무능함까지 어느것 하나 낯선 여행객을 환영하는 것이 없는 곳들.  

하지만 그곳에서 만나는 경이로운 풍경, 그리고 순수한 친구들의 만남이라는 것이 여행의 참 즐거움은 아닐지... 

 

중간 중간 작가의 군대 생활이 섞이면서 이 여행이 외로움에서 시작된것같은 느낌을 받았다. 개인의 특성과 개별성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곳에서 육체적 고행과 맞설때 육체만이라도 편한곳을 찾아 근무했던 당번병, 하지만 결코 편할수 없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육체를 혹사시키는 남미로의 여행을 떠나게 한건 아닐까? 

 

사과를 팔고 있던 여자 아이가 사과를 엄청나게 큰 칼로 자르다가 손가락을 베이게한 사건, 그리고 바보처럼 순수한 알씨와의 만남과 본의아니게 훔치게된 그의 돈을 여행경비로 쓰는 내용을 보면서 실망한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작가의 솔직함에 화를 내기 보다 진솔한 여행 후기에 오히려 감사한다.  

 

우리는 내가 편안하고 안락한 상태에서 거만해지고 타인의 고통을 쉽게 인지를 못하기도 하고, 내가 힘들고 어려울때 나의 옳지 않은 행동을 스스로 면죄부를 주기도 하고 합리화한다. 그래서 인간이 아니던가? 아무튼 나는 화려한 풍경이 넘처나는 자연경광이 가득한 여행서적보다 솔직하고 인간답게 여행한 기록이 있는 이 책을 더 좋아한다. 

 

'사람들이 조건없이 친절할 거라고 생각했다. - 그런데 내가 본 쿠바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 돈에 집착했다. 사람들이 입에 '이네로(돈)'를 달고 산다. 여자들은 몸을 팔고 남자들은 자존심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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