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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고 푸른 사다리
공지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읽으면서 자주 눈에 띄는 밑줄긋고 싶은 말들이 참 많았다는 것 이외에 책을 다 읽고 손을 놓을 때까지 책 내용에 대해 정리가 잘 안되는것 같아 혼란스럽다.
정요한이라는 인물이 수도자 생활을 하던 W시에서 그는 '소희'라는 여인을 만나게된다. 짧다면 짧은 인연이지만 하나님을 사랑해서 수도자로 인생을 살려 했던 그에게 한 여인을 사랑하는 자체는 하나님을 버리는 행위로 인식되는 것도 당연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그녀의 사랑이 그가 했던 홍역같은 사랑보다 조금은 가벼운 사랑처럼 보이는 와중에 그는 함께 형제처럼 지내던 미카엘과 안젤로의 죽음을 경험한다.
하나님을 택한 삶이 었지만, 사람들의 힘든 삶이 하나님 영역이 아닌 인간이 만든 사회의 영역이라는 제도하에서 고통속에 사는 사람을 위해 일했던 미카엘과, 정말로 천사처럼 사물과 사람을 대했던 안젤로의 흉측한 죽음을 보고 그는 대체 왜? 라는 질문을 한다.
'태어나기 전에 인간에게 최소한 열 달을 준비하게 하는 신은 죽을 때는 아무 준비도 시키지 않는다. 그래서 삶 전체가 죽음에 대한 준비라고 성인들이 일찍이 말했던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생각하는 인간은 분명 어떻게 살 것인가를 안다.' p165
미국 뉴튼수도원 인수 문제로 떠나기 며칠전 요한은 할머니로 부터 전쟁중 탈출하던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기적처럼 뉴튼 수도원에서 마리너스 신부로 부터 자신이 한 때 배의 선장으로 있었고 정원이 1천명인 배에 1만 4천명을 태워 거제도에 내려주었던 사실을 듣는다. 하나님이 고통을 통해 사랑을 전파한다는 말을 대체 왜? 라는 개인적 물음으로 물었던 그에게 하나님의 대답이 이런 기적같은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언제나 이사 올 사람은 여행하는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법이다. 라는 말이 작가의 말에 쓰인 삶은 낯선 여인숙에서의 하룻밤과 같다.라는 말과 겹쳐 생각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