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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포 유 ㅣ 미 비포 유 (살림)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짧지만 문신같은 사랑..
책을 잡고 다 마칠 때 까지 중간에 놓을 수가 없었다. 흔히 생각하는 통속소설로서의 재미가 아닌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하게 하기까지 했다. 한때에 모든것을 가졌던 남자가 어느날 사고로 사지마비환자가되어 생을 놓고 싶어하고,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는 26살된 그저 발랄하기만한 미래없는 아가씨, 그녀가 그의 간병인으로 만나게 되면서, 그 6개월이 한 남자에게는 정말 행복했던 시간이 되고 한 여자에게는 세상을 향해 한 발짝 발을 놓을 수 있는 인간으로 성장하게 하는 기간이 되었다.
영화같은 이야기에서는 언제나 기적이 있어서 마지막까지 그걸 기대하느라 밤이 늦어도 책을 놓지 못한 이유가 있었다. 정말 안타깝지만 어느날 갑자기 자신의 힘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어버린 사람의 삶에 대해 정말로 진지하게 생각하고 그를 이해하게 되었다.
우리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고, 용기를 가지라고 말하고 있다. 그저 밖에 나가 영화를 본다는 것도 두명이상의 보조와 지극히 협조적인 극장과, 최신식으로 구비된 교통편이 다 갖추어져야만 가능한 문화생활. 세상밖으로 나왔을 때 지나치는 모든 사람들의 안쓰러워 하는 시선은 육체적인것 이외의 가슴을 멍들게하고 켜켜이 쌓여가서 다시 마음의 병이 될 그런 나들이...
윌 트래이너, 도시를 누비던 전직 천재 경영인, 전직 스카이다이버, 스포츠맨, 여행가, 연인이었던 그가 자신의 결정대로 강했던 사실이 너무 슬퍼서 마지막부분 너무 펑펑울어버렸다.
'내가 윌한테 진 빚이 있어요. 그 빚을 갚으려면 가야만 해요. 누구 때문에 내가 대학에 지원했다고 생각하세요? 누가 내 인생에 의미를 찾도록 세상 밖으로 여행을 떠나도록, 야심을 갖도록 용기를 줬다고 생각하세요? 모든걸 바라보는 내 생각을 바꿔놓은 사람이 누구같아요? 심지어 나 자신에 대해서도 생각이 달라졌는데? 다 윌 덕분이라구요. 저는 평생 27년 세월보다 지난 6개월동안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풍요로운 삶을 살았어요.'
그는 사고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지만, 그냥 집 주변에서 시간을 죽이는 일은 절대 하지말고 말하고 있다.
자신의 그 활동적이었던 삶이 지금 움직이지 못하는 삶을 더 비참하게 할지라도 결코 후회하지 않고 멋지게 산 인생이며 그래서 후회가 없다고..
이책은 단지 그들의 짧지만 아름다운 사랑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클라크가 자신감없어하며 살아온 삶에서 자신의 세계 밖으로 나가는 과정, 그리고 자매간에 있는 거친 애정, 어느날 장애를 갖고 살아야 하는 젊은이가 가지는 절망이 너무나 실감나게 묘사되어있다. 하지만, 제자리에 있지는 말고 뭔가 하라고 말하고 있다. 윌이 클라크에게 제발 뭘 배우고 하려고 하라고 잔소리를 해대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