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시대

여왕의 시대 - 역사를 움직인 12명의 여왕들
바이하이진 엮음, 김문주 옮김 / 미래의창 / 2013년 9월

역사는 남자들의 전쟁을 통해 이루어 졌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숱한 전쟁으로 나라의 운명이 바뀌고, 영웅이 바뀌면서 패권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세계의 역사가 흘러가는 예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꼭 그렇다고 장담할 수도 없는 경우가 여럿 있었으니, 그 남자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던 세기의 여인들이 영웅의 뒤에 있었던 경우 또한 허다하다.

이 책에는 12명의 제국의 황녀들 또는 그에 버금가는 힘을 군림했던 여인들의 이야기가 있다.

클레오파트라, 아그리피나, 측천무후, 이사벨1세, 엘리자베스1세, 효장문황후, 크리스티나, 마리아 테레지아, 예카테리나, 빅토리아, 서태후, 엘리자베스2세가 그들이다.

예전에 이청준님의 <청사에 얽힌 홍사>라는 책이 있었다. 악녀로 불리우는 여인들의 신변잡기 또는 그녀들의 악행에 대해 엮어 놓았던 책으로 기억한다. 클레오파트라, 측천무후, 아그리피나는 그 책에서 만났던 인물들이었다.

다른 인물들은 잘 모르겠지만, 아그리피나는 아들 네로를 황제에 앉히기 위해 남편을 살해하고, 결국은 아들의 손에 의해 죽임을 당한 몹쓸 여인이며 어미였던것으로 기억하고, 이 책에서도 딱히 이름을 올릴만한 세기의 여인이라고 할 만한 내용들이 없었는데도 이 책에 들어있어 의문이다.

로마 번성기의 최고 권력자 시저와 안토니우스를 온전히 홀린(?) 여인 클레오파트라에 대해서는 서양인들이 가진 오만함이 원인이었는지, 지금은 단지 미모와 성적인 면만 강조된 요부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10세에 권력의 중요성을 익히고 이집트를 위해 고군분투했고, 여러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룩한 여인이었음을 짐작할수 있다.

클레오파트라는 일찍이 수권에 달하는 과학서를 집필했으며 매주 과학자들과 함께 과학적 난제를 토론을 갖기도 했다. ... 천 수백 년전, 고대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방화로 불탄 적이 있다. 한 이슬람 장군이 회교 경전인 코란이 출현하기 이전의 문헌을 깡그리 소각하려했던 것이다. p59

때로는 역사적으로 증명되지 못할 이야기들이 흥미 위주로 쓰여진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남성에 의해 그 존재가치가 미미했고, 더구나 권력를 누리며 역사에 이름을 남기기가 얼마나 힘든 시대였는가를 감안해 볼때 이 12명의 황녀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어떤시대 어떤역할을 했는가를 읽어보며 추억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