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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고 차가운 ㅣ 오늘의 젊은 작가 2
오현종 지음 / 민음사 / 2013년 7월
평점 :
책을 읽는 중에도, 다 읽은 후에도 먹먹한 느낌이 드는 책이다.
인생이라는 것이 기찻길처럼 정해진 것도 아닌데, 무조건 같은 경로로 가라고 하는 어른들.
같은 경로로 갈 수 없는 머리를 타고난 자식들에게 다른 길을 알아보려 하지 않고 무조건 등떠미는 부모들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강지용은 재수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자신의 대학진학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부모가 있지만, 부모의 기대에 부흥하는 누나와 달리 좀처럼 성적도 낼 수 없고, 그렇게 되지도 않던 그에게 민신혜라는 같은 학원의 여자를 알게 되면서 시작된다.
암시하는 것처럼 강지용이 죽이고 싶었던건 민신혜의 엄마가 아니라 자신의 엄마였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딸인 신혜에게 11살 때부터 매춘을 강요하고, 다시 재혼한 남자의 딸에게도 같은 짓을 시킨다는 민신혜의 엄마, 그녀는 악 자체였다.
강지용은 악을 없애는 방법은 악밖에 없다는 결론으로 그 일을 실행한다.
하지만 그가 민신혜의 말만 듣고 죽여버린 그 여인은 정말로 악이었을까?
결국 어떤것도 사실이었음을 증명하지 못하고 마는 강지용은 민신혜가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이 아니고, 자신을 이용하기만 했다는 사실이다.
그저 탈출구가 필요했던 강지용은 누군가 악이라고 말해버린 사람을 앞뒤 재지도 않고 응징하면서 자기합리화를 했던것은 아닐까?